요즘 세간에 체질과 관련된 내용이 널리 퍼지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심지어는 각종 잡지에서도 심심풀이 비슷하게 체질 분류와 가릴 음식 등을 다루기도 한다.
1년 전쯤 내원한 A씨는 스스로 체질을 판단해서 몇 년 동안 음식을 가려 먹고 있었다. 자신이 체질 관련 책을 여러 권 보았는데 의심의 여지 없이 체질 구분이 돼서 음식을 가려 먹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열이 많은 체질이라서 찬 것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찬 것을 먹고 음식을 가려 먹어도 열감은 몇 년째 계속되고 몸은 피곤하며 잠을 깊이 못 자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피부에는 붉은 발진이 생기고 심장이 자주 뛰고 어지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이 모두 체질 특성상 그런 것 같다고 믿고 있었다.
A씨의 표정과 증상, 맥을 보고 짚이는 바가 있어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모든 것의 시작은 몇 년 전 가까운 친구에게 당한 사기 사건이었다. 억울함과 배신감, 현실의 걱정으로 심폐(心肺)의 기운이 펼쳐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정기적인 상담과 한약, 침치료를 통해 갇혀 있는 심폐의 기운을 풀어서 내리고 안정시켰다. 갑갑함이 풀어지니 열이 날 이유가 없고 심장이 뛸 이유가 없었다. 모든 증상이 개선됐다.
A씨의 경우, 이것이 과연 (스스로 믿은) 체질의 문제였을까.
체질 분류법은 다양하다. 음양(陰陽)·사상(四象)·오행(五行)·육경(六經)·팔체질(八體質)·64체질 등 여러 가지다. 이런 체질 분류법을 여기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것은 결국 사람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인 한의사가 깊은 연구 뒤에 구사하는 체질 분류는 훌륭한 치료 체계가 될 수 있지만, 일반인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체질이 궁금하다면 한의학의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체질과 상관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돌아볼 수 있는 기본적인 마음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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