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5.5세대는 비운의 LCD라인이다. 국내 업체로는 LPL이 도입하려다 올해 초 입장을 바꿔 투자계획을 철회하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현재 대만 치메이옵트로닉스가 유일하게 도입해 ‘비주류’로 대접받고 있다.
비운의 5.5세대 LCD라인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도입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가면서 다시 핫 이슈로 떠올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향후 모듈라인이 중국으로 이전하는 천안사업장에 모듈라인을 대신해 5.5세대 LCD 생산라인을 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LPL도 올해 초 취소한 5.5세대 라인 투자를 시장 상황에 따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PL이 5.5세대 투자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게 된 까닭은 5.5세대가 그동안 주력으로 꼽힌 노트북용 LCD뿐 만 아니라 대면적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생산에도 유리하다는 사실이 최근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판 크기가 1300×1500㎜인 5.5세대는 14.1인치와 15.4인치 노트북용 LCD와 TV용 AM OLED를 주로 양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LCD 생산만 놓고 보면 5.5세대는 생산효율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14인치 이상 대면적 AM OLED 생산에 가장 적당한 사이즈라는 의견이 쏟아지면서 가치가 재해석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PL은 내년부터 대면적 AM OLED 연구를 본격화하기로 방침을 정해 차세대 설비투자도 이와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천안사업장 모듈공장 부지가 5.5세대 라인이 들어서기에 적합한 데다 LPL 역시 이미 P8공장에 8세대뿐만 아니라 5.5세대 장비 설치가 가능하도록 지어놓은 상태다.
그러나 양사는 5.5세대 투자 결정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노트북용 LCD 공급부족에 맞춰 양사는 일제히 5세대와 4세대 증설투자를 단행했고, LPL의 경우 대만 한스타로부터 IT용 패널아웃 소싱까지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LPL 관계자는 “5.5세대 투자를 철회한 대안으로 패널 아웃소싱을 결정한 만큼 당장 IT용 LCD 확보를 위해 5.5세대 투자를 재개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AM OLED 연구가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5.5세대 투자 여부는 다소 시간을 갖고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5.5세대 투자는 천안사업장 활용을 위한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라며 “AM OLED 라인으로 투자를 결정하더라도 2009년 이후로 잡힌 AM OLED 양산 스케줄에 맞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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