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순위, 선거 결과와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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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지난해에 이어 인텔이 반도체 시장 점유율 12.2%로 1위를 지켜 ‘최강’ 기업임을 확인해 주었다고 밝혔다. 인텔은 시장 점유율에서 2위와 4.5%포인트 격차를 벌였다. 2위는 세계 최고의 메모리 기업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 7.7%로 지난해와 비교해 3위와 격차는 1%포인트가량 줄었다.

 ‘넘버3’는 바뀌었다. 2006년 6위였던 도시바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반도체 빅3’에 명함을 내밀었다. 도시바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27.8% 늘어나면서 20.2%가 증가한 하이닉스와 함께 올해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기업’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지난해 3위였던 TI가 아슬아슬하게 도시바에 밀리면서 처음으로 4위로 주저앉았다. 3위와 4위 점유율 차이는 불과 0.4%였다.

 5위부터 8위까지는 혼전 양상이다. 시장 점유율 3%대에서 서로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5위 ST마이크로를 시작으로 인피니온·하이닉스·르네사스 순이었다. 필립스에서 분사한 NXP와 NEC는 올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한 반면에 지난해 10위권에 있었던 AMD·프리스케일 등은 ‘톱10’에서 밀려났다.

◆뉴스의 눈

 ‘확실한 1위, 아슬아슬한 2위, 불안한 3위. 나머지는 관심 밖.’

 대선 투표 결과가 아니다. 2007년 매출액 기준으로 집계한 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다. 올해 잠정 집계한 반도체 순위가 오늘 치러지는 예상 선거 판세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2007년 시장 점유율 결과 1·2위는 인텔과 삼성전자로 사실상 굳어졌다. 3위는 도시바와 TI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어 나머지 순위는 점유율 차이가 미미해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는 형국이다.

 올해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수혜주는 ‘낸드 플래시’였다. 이 덕분에 도시바·하이닉스와 같은 업체가 반사이익을 챙겼다. 도시바와 하이닉스는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성장률이 상승했다. 이에 앞서 발표한 아이서플라이 조사에서도 도시바·하이닉스·인피니언과 같은 기업이 작년에 비해 평균 15% 이상 성장했다. 아이서플라이 순위는 가트너와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먼저 가트너 집계에서 6위에 올랐던 인피니언이 아이서플라이 조사 결과에서는 10위에 그쳤다. 가트너 측은 인피니언과 최근 분사한 키몬다의 매출을 합쳐서 집계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또 아이서플라이는 소니가 올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에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가트너는 올해 2703억달러로 작년에 비해 2.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해 아이서플라이는 성장률 4.1%로 가트너보다 훨씬 낙관적으로 올해 반도체 시장을 예측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