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전자정보통신, 과학기술계 이렇게 만났다

‘이런 열정이 5년간 지속하길∼’

19일 마침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17대 대통령 선거 유세가 끝나고 선거일을 맞았다. 그동안 각 대선후보들은 이곳 저곳을 발로 뛰며, 공약을 발표하고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당부했다. IT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각 후보들은 ‘IT부활의 적임자’를 자임하며, IT인들을 직접 찾아 의견을 듣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명박후보=출마 의사를 일찍 피력한 한나라당 이명박후보는 지난해 8월부터 IT·과학업계와 교감을 시작했다. 8월 대덕연구단지를 방문해 KAIST와 생명공학연구원·ETRI·항공우주연구원을 찾아 연구개발 실적을 둘러보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다음달인 9월에는 ‘IT비전 탐사’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은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이어진 것으로 코스닥상장법인 세미나 강연과 구로 디지털밸리 벤처기업간담회 그리고 안철수연구소와 다음커뮤니케이션 제주지사 방문 등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마지막날인 12월31일 경기도 안산 서울반도체를 방문해 연휴에도 일하는 근로자를 격려한 이 후보는 올들어 1월30일에 충남 아산 삼성전자 탕정 LCD단지를 찾아 “국가의 모든 정책이 경제와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지원 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4월30일에는 대전 엑스포공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 심포지엄’에 참석, 국제과학 비즈니스 도시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또, 지난 5월에는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해 ‘창조적 도전이 역사를 만든다’는 특별강연을 했으며 11월에는 바이오벤처업체인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찾은데 이어 주요 IT벤처단체장들과 간담회를 했다.

◇정동영후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최근 IT분야에 대한 행보가 남달랐다. 유세기간 내내 문화콘텐츠 육성과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 정책을 강조해온 정 후보는 지난달 26일 열린 문화정책 간담회에서 ‘문화콘텐츠 5대강국’ 부상을 목표로 이 분야 투자를 GDP 대비 1.5%까지 늘리는 한편 강력한 저작권 감시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이달 14일에는 동우애니메이션을 방문, 불법 복제 추방 등 정책 추진을 다짐했다.

지난달 21일·22일 잇달아 열린 ‘제17대 대선후보초청 IT정책포럼’과 ‘과학기술정책토론’에서는 △정보격차 해소 △정보보호 산업 육성 △한국형 u시티 확산 △SW사업 하청구조 개선 △지식창조형 과학기술인력 10만명 양성 등의 정책을 공개했다. 또 정 후보는 레인콤 등 IT관련 중소기업을 방문해 적극적으로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중소기업 육성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회창 후보=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출마 선언 1주일여 만인 지난달 16일 ‘제2차 지방투어’ 첫 방문지로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공학단지의 벤처기업을 정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방문에서 “경제성장 엔진의 기본은 과학기술”이라고 강조하고 “기초과학에 대한 국가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을 현 25%에서 50%대로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콘텐츠산업 현장도 주요 방문지 중 하나였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서구 오곡동에 위치한 영구아트를 찾아, 심형래 감독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디 워’가 한국 (콘텐츠) 산업과 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열었다”고 격려했다. 이밖에 경남 창원공단(11월19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대신증권, 11월28일) 등 정보통신 및 경제 현장을 둘러봤다.

◇문국현·권영길·이인제 후보=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중소 IT 업체 방문에서 평소 소신이자 정책인 ‘사람중심의 경제’를 알림으로써 민심을 잡으려 애썼다. 지난달 5일 심플렉스인터넷을 방문하고 “IT를 휴먼테크놀로지(HT)로 바꿔가자”고 제안했다. 같은 달 28일 찾은 부천 춘의테크노파크에서는 게임·영화·캐릭터 등 문화 콘텐츠 관련 기업을 둘러봤다.

민주노동당 권영길후보는 중소기업, 서민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경제·IT분야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9월20일 ‘민생탐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민노당과 중소기업이 동지적인 관계를 맺자’고 제안했으며, 이달 5일에는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기업인들에게 공약과 평소 소신을 피력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지난달 16일 충남 아산시 삼성전자 LCD 탕정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업 규제완화를 약속했다. 그는 “현재 기업체가 공장증설을 허가받으려면 수개월이 걸린다”며 “공장 증설시 1주일 안에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당시 밝혔었다.

<대선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