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드가 좋다고? 이제는 블루카드다.’
유럽이 해외 우수 기술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과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16일 BBC·CNN 등에 따르면 EU 위원회는 미국 취업비자(H-1B)를 모방한 파격적인 이민 비자 계획인 ‘블루카드’를 준비 중이다. 미국 비자를 ‘그린카드’로 부르는 것처럼 EU의 새 이민 비자 계획을 EU 상징 색깔인 파란색을 빗대어 ‘블루카드 계획’이라고 명명한 것.
유럽 인구의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데다 기술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 EU 27개 회원국 전역에서 통용할 수 있는 비자안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CNN은 “유럽이 외국계 첨단 기술 인력을 위한 ‘파란색 카펫’을 준비 중”이라고 평가했다. EU 위원회가 제안한 계획에 따르면 블루카드는 유럽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27개 회원국 어디에서나 최대 2년까지 일할 수 있는 취업 비자다. 한 국가에서 2년을 넘으면 다른 국가에서 또다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U 위원회는 “매년 2000만명의 기술 인력이 필요한데 유럽 거주자만으로는 채울 수 없다”면서 “이는 유럽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한 이유”라고 말했다. EU 위원회에 따르면 EU 전체 고용 인구의 1.7% 만이 해외 기술 인력이다. 미국 3%, 캐나다 7%, 호주 10%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미국·캐나다·호주 등에 비해 폐쇄적인 이민자 정책을 유지해왔던 EU 역시 문호를 개방하면 첨단 기술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IT 업계는 EU 블루카드가 미국 취업 비자인 ‘H-1B’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쏟아냈다.
첨단 기술직 시장분석 기관인 포워드콘셉트의 윌 스트라우스 사장은 “미국 IT 기업이 수년째 유능한 엔지니어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EU의 블루카드 제도가 시행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U의 블루카드 제도는 2009년 이후에나 적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새 이민 계획에 대한 유럽 국가의 내부 진통도 적지 않아 최종 합의하는 데 시일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고용부 장관은 “독일에서만 실업자가 350만명으로 독일 내부에서도 얼마든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EU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체코 정부 관계자도 “오스트리아·벨기에·덴마크·프랑스·독일 등은 중앙 및 동유럽 인구을 고용하는 데 차별을 주고 있는데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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