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과 기능적으로 차별성이 없는 유사 협·단체가 한해에도 몇 개씩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협·단체의 실질적 회원으로 간주되는 기업들의 협찬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관련 산업의 발전 및 고도화를 목적으로 하는 유사 협·단체가 잇따라 신설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협·단체의 운용비용을 대부분 지원하고 있는 기업들의 금전적 부담도 증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u시티 관련 협·단체가 대표적이다. 유비쿼터스 도시(u시티)에 대한 사회적, 산업적 관심이 증대되면서 올 하반기 들어서만 두 개의 단체가 신설됐다.
그동안 ‘한국u시티협회’와 벤처기업연합회 내부 ‘u시티협의회’가 정보통신부 산하 단체로 활동하고 있었으나 지난 9월 건설교통부, 한국홈네트워크산업협회, 해외건설협회 등이 ‘해외u시티협의회’를 설립했다.
또 지난달엔 건설교통부와 한국토지공사가 ‘유비쿼터스도시건설포럼’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개이던 u시티 관련 단체는 올해 4개로 늘었다.
문제는 단체 이름은 달라도 구성원인 회원사들은 대동소이해 해당 기업들의 회비부담이 증가하는 데 있다. 중소벤처기업이 주 회원사인 ‘u시티협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3곳은 건설사와 IT서비스사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어 그들 업체의 u시티 단체 지원비용은 1년 사이 3배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A기업의 경우 올 한해 회원사로 가입한 협회나 학회 등 외부단체는 70개가 넘게 됐다. 이는 작년에 비해 10개 이상이 늘어난 수치다. 비회원사 자격으로 후원한 행사도 한해 20여개에 달한다. 연간 회비나 후원비용도 2005년 4억원 수준이던 것이 올 들어선 이미 6억원을 넘어섰다. 2년 사이 50%나 증가했다. 특히 최근 몇 달 사이에 신설 단체가 또 생겨나자 예산을 8억원으로 늘리는 수준에서 내년도 지출계획을 짜고 있다.
B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지원한 학술목적의 단체는 100여개에 달하고, 올해는 112개로 늘었다. 회원 참여 또는 후원을 요청한 단체들을 거르고 거는 것이 그 정도다. 지난해 6억4000만원을 단체에 지원한 이 회사는 올해 처음으로 7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비용부담이 매년 늘자 내년엔 7억원으로 동결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산·학·연·관 관계자가 협·단체를 통해 의사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일 수도 있으나 차별성이 없는 유사단체 난립으로 기업입장에선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유사 단체엔 갑의 관계라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심사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의 관계자 역시 “연간 1000만∼3000만원씩에 달하는 개별 협·단체 회비는 기업 입장에선 큰 부담이지만 눈치가 보여 애초 가입을 않거나 중도에 탈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단체에서 요구하는 지원비용은 사실상 ‘준조세’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세과시 목적으로 기능이 유사한 협·단체를 경쟁적으로 신설해오던 관행은 바로잡고, 유사 단체를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효율성 중심의 대안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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