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가 바람을 타고 전기스쿠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전기스쿠터 내수시장은 기술, 유통상 문제로 정부가 지원하는 관납수요가 거의 전부를 차지해왔다. 환경부는 지난 3년간 ‘수도권 대기질 개선 특별대책’에 따라 총 670여대의 전기스쿠터를 구매해 정부기관, 대학 등에 보급한 바 있다. 그러나 평범한 직장인이 직접 전기스쿠터를 구매하려 할 경우 마땅한 구매처나 제품조차 없었다. 가솔린 스쿠터보다 가격은 두배나 높은데다 언덕길도 못오를 정도로 주행성능마저 시원찮아 상품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등장한 국산 전기스쿠터는 이러한 문제점을 대부분 해결하면서 친환경 교통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 레오존, 에코카 등이 지난달부터 출시한 신세대 전기스쿠터는 가벼운 리튬이온 배터리와 대용량 모터를 장착해 속도와 주행거리가 크게 개선됐다. 또 기존 전기스쿠터의 큰 취약점인 언덕길 오르기도 가솔린 스쿠터를 능가할 정도로 좋아졌다. 관련업계는 전기스쿠터가 성능면에서 기존 스쿠터를 따라잡음에 따라 민간판매를 위한 유통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오존(대표 이정용)은 이달말부터 전국 광역시에 전기스쿠터 대리점을 구축하고 일반인 상대의 제품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레오존은 여성직장인과 대학생을 전기스쿠터의 주 고객층으로 보고 월 300대 이상의 내수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 LA 인근의 국립공원에 전기스쿠터 100대를 납품하는 등 해외수출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이정용 레오존 사장은 “고급형 전기스쿠터는 가격이 300만원 전후로 다소 비싸지만 한달 전기료는 1만원 남짓한 수준이다”면서 “전기스쿠터를 2년만 타면 일반 스쿠터의 기름값을 뽑고도 남는다”며 시장수요를 낙관했다.
에코카(대표 전광일)도 내년 2분기에 전기스쿠터 대리점을 전국에 확보할 예정이다. 그동안 환경부가 발주하는 관급수주에만 주력해온 에코카는 올들어 일반인들의 전기스쿠터 주문이 계속 몰려들자 독자적인 유통망을 갖기로 결정했다. 회사측은 특히 디자인, 색상을 젊은 여성들의 취향에 맞춘 여성용 전기스쿠터를 내년초에 출시해 연간 3000대를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신형 전기스쿠터를 타본 소비자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유재욱(33)씨는 “지난 두달간 전기스쿠터를 타봤는데 50cc 스쿠터보다 힘도 좋고 주행성능이 낫다”면서 “친구들에게 구매를 권하고 싶다”면서 높이 평가했다. 업계 주변에서는 전기스쿠터의 내년도 내수판매량은 약 6000대, 스쿠터 시장 점유율 5%를 넘어서 국내 교통환경에 의미있는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