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기로에 선 애니메이션산업(중)각국 쿼터제 빗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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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미국 박스 오피스 10위권 안에 든 슈렉3, 라따뚜이, 심슨가족 3편의 애니메이션이 벌어들인 돈은 7억달러(640억원)가 넘는다. 세계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은 연간 6%씩 성장하고 있으며, 방송 등을 포함한 전체 시장은 30%씩 급성장하고 있다.

 국가마다 애니메이션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보느냐, 보호해야 할 문화로 보느냐에 있어서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럽, 아시아 지역 각국은 문화산업으로서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가차원에서 제작 및 방영 관련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 중 중국은 광전총국의 주도 하에 자국 애니메이션 보호와 육성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는 국가다. 전국 17개의 국가동만산업기지(動漫産業基地, 애니메이션 산업단지)를 만든 후 3년에 한번 씩 광전총국이 평가해 함량 미달인 동만기지를 퇴출하는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다. 올 3분기에만 26부작 TV시리즈(회당 20분 분량) 134편에 달하는 7만 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방영지원은 더 강력하다. 지난달 14일 광전총국은 “중국 내 TV 방송사는 황금시간대(5시∼8시)에 일체 해외 애니메이션의 방송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재차 확인했을 정도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채널과 아동 채널에서 매일 방송되는 국산 애니메이션 방영량이 70%이상 돼야 한다는 강제 규정도 만들었다. 자국 내에서 창작되는 애니메이션을 방영할 수 있는 시장을 억지로라도 열겠다는 취지다.

 이정민 한국예술종합대학 교수는 “산업정책을 박제화한다고 해서 즉시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의 강력한 제작·방영지원은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중국이 주도하는 해외와의 합작 사례도 늘어 칸에서 선보인 ‘중화샤오쯔(中華小子)’같은 수준 높은 작품도 내놓고 있다.

 프랑스와 캐나다는 산업적 관점이 아닌 문화 육성 차원에서 우리의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기관들이 주도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양국의 지속적인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정책은 세계 무대에서 그대로 결실로 맺어지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 작품은 타임워너의 애니메이션 채널인 카툰네트워크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 중 미국·일본 작품 다음으로 많이 상영된다.

 정미경 아이코닉스 상무는 “프랑스 역시 제작 지원 정책 초기에는 이를 악용하는 등 문제점이 있었지만, 다작과 오랜 경험이 쌓여 세계무대에서 상업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상업적인 작품보다는 실험성 강한 애니메이션 창작을 지원·독려하고 있다. 코 회드만·이슈 파텔과 같은 실험 애니메이션의 거장이 NFBC의 지원으로 창작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상업적인 분야에서도 성장을 해 넬바나, 메인프레임 등의 제작사는 소니·디즈니 등의 제작사와 합작을 하고 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