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거꾸로 가는 대구시의회

 게임과 디지털콘텐츠는 미래산업을 견인하는 중심축이다. 하나의 소스에서 수많은 산업을 파생하는 원소스멀티유저의 근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전국 각 지자체는 e스포츠 관련 행사를 키워 문화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도 얼마 전 게임을 중심으로 한 문화콘텐츠를 지역을 먹여살릴 신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지속적인 육성의지를 밝힌바 있다.

 그런데 최근 대구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가 상임위원회에서 국제게임도시 육성 및 문화콘텐츠산업전 항목으로 내년 e펀 페스티벌에 배정된 예산 전액을 삭감한 것은 시의원들에게 도대체 문화콘텐츠산업의 기본 상식이 있는지를 묻고 싶은 대목이다.

 예산의 일부도 아닌 전액을 삭감한 것은 내년부터 행사를 중단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e펀이 즐기는 축제일 뿐이며 경제적 효과가 없다는 것이 예산 전액을 삭감한 상임위의 판단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내년 6월과 9월에 각각 열리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대구오페라축제의 예산안은 왜 전혀 깎이지 않고 상임위를 통과한 것일까. 뮤지컬페스티벌과 오페라축제야말로 산업적인 효과보다는 시민이 즐기는 축제가 아니고 무엇인가. 참으로 알쏭달쏭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뮤지컬페스티벌과 오페라축제는 지난 14일 시의회가 주최한 대구시 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문제가 많은 행사로 지적받기도 했다.

 이런 결과를 놓고 일각에서는 e펀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상임위의 모 시의원 2명이 뮤지컬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과 오페라축제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나돈다.

 어쨌든 e펀은 이제 대구만의 행사가 아니라 글로벌 국제 행사로 발돋움하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e펀의 성공을 바라보며 중앙정부에서도 글로벌아마추어e스포츠대회 등 각종 신규 e스포츠 행사를 대구로 밀어줄 뜻을 비추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동안 e펀을 국내 최대의 게임쇼로 키워 온 지역 문화콘텐츠업계의 노력이 물거품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지역기업이나 시민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재훈기자<전국취재팀>@전자신문, jhoon@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