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한계를 넘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e스포츠 행사로 성장한 대구 e펀 페스티벌이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대구시의회가 지난 4일 상임위원회에서 행사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내년도 e펀 페스티벌의 예산 전액을 삭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회는 이날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구시가 상정한 e펀 페스티벌의 예산이 포함된 국제게임도시 육성과 문화콘텐츠산업전의 내년도 예산 6억80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6일부터 예정된 시의회 예결위에서는 상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삭감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로 7년 동안 열어온 국내 최대의 e펀 행사가 내년에는 개막조차 불투명해졌다. 전액 삭감의 경우 예결위에서 계수를 조정할 여지가 없는데다 추경예산 편성도 힘들 전망이다.
시의회 상임위원회가 e펀 예산 전액을 삭감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올해 7억7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인 데 비해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는 것.
의원들은 별 성과도 없는 즐기기만 하는 행사에 수 억원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 비상이 걸렸다. 6일부터 열리는 예결위에서 상임위원회의 결정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올해를 끝으로 내년부터는 행사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콘텐츠업계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터무니 없다는 반응이다.
e펀은 원소스멀티유저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지방행사로서는 드물게 성공한 게임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예산 삭감은 충격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e펀은 올해 소니의 게임쪽 한국지사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국제 게임쇼인 지스타를 제쳐두고 참가할 정도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e펀이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를 유치하고, 도심RPG와 게임뮤지컬, 게임캐릭터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국제 게임축제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경북연구원에서 e펀을 지역 문화콘텐츠산업 성장의 초석으로 키워야 한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외부 호평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의회 상임위가 e펀 예산안 전액 삭감을 밀어붙인 것은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온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지역 문화콘텐츠업계는 시의회가 문화콘텐츠산업을 지역의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대구시와 DIP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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