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애니 육성 계획 이행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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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애니메이션 육성 정책.’

 4일 관련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약속한 애니메이션 중장기 발전 계획이 2년이 지나도록 거의 지켜지지 않는 ‘말잔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문화부가 약속한 중장기 핵심 과제는 △애니메이션 전용 펀드 결성 △방송 총량제 시행 지원 등이다.

 문화부는 지난해 1월 애니메이션산업 중장기 발전 전략을 발표하면 올해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총 600억원의 애니메이션 전용펀드를 결성하고, 이중 정부출자 비율을 최대 40%인 240억원까지 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하지만 2007년 200억원으로 결성 예정이었던 ‘애니메이션 제작펀드 1호’는 민간 투자 부실 등으로 전혀 결성되지 못하는 상태다.

 최보근 문화부 콘텐츠진흥팀장은 “펀드 결성은 정부 출자뿐만 아니라 민간 투자도 골고루 이뤄져야 가능한데, 이 부분에서 자금 유입이 미비했다”며 펀드 미결성 이유를 설명했다.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는 “600억이라는 종자돈을 바탕으로 성공모델이 나오면 산업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까지나 펀드에 기대서는 안되겠지만 민간투자가 주춤한 지금 전용펀드는 꼭 필요한 돈”이라고 강조했다.

 최보근 팀장은 “현재 문화콘텐츠에 관심있는 전문금융기관이 참여하도록 설득 중”이라며 “내년에는 모태펀드 결성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 2005년에 도입된 ‘방송총량제’에서도 나타난다. 이의 효율적 시행을 위한 세부방안에서도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업계는 문화부가 지난해 발표한 산업계에 대한 애니메이션 지원방안 가운데 대다수가 전혀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문화부는 지난해 △TV 애니메이션 전용 투자조합 설립 △TV용 애니메이션의 판권 담보 대출 및 제작지원 △방송사의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비 증액에 투자 시 투자비와 편성분에 해당하는 광고료 매출에 대한 세제혜택 등의 지원 방안을 약속한 바 있다.

 이교정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전무는 “중장기 발전 전략만 마련한 채 2년이 다되도록 중간점검도 안되고, 담당 공무원은 수시로 바뀌니 정책 일관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영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애니메이션 산업을 발전을 위해 필요 조건으로 ‘방송 수요 확보를 통한 시장 수요 확보’로 꼽고 현재 지상파에서만 시행 중인 방송총량제의 케이블 확대 방안 등을 제언했다.

 서울통상산업진흥원(대표 심일보)과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회장 전창록)는 5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의 세계 진출 성공사례 발표 및 국내 방송시장 개선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문제점을 제기하고 정책적 지원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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