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CPT에 거액의 특허료 받는다

　LG필립스LCD(LPL)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로는 처음으로 거액의 기술 특허료를 받는다.

　LPL은 대만 LCD업체 청화픽쳐튜브(CPT)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 합의금 형태로 기술 로열티를 받고 화해 계약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합의금 규모는 양사가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LPL이 지난해 CPT를 상대로 미국 델라웨어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기한 2건의 소송에서 각각 5000만여달러 규모의 배심원 승소 평결을 받은 것을 감안할 때 1000억원(1억달러 이상)이 넘는 규모로 알려졌다.

LPL 특허담당 김주섭 상무는 “이번 화해 계약은 2건의 특허소송의 배심원 평결에서 LPL이 승소해 판사의 최종 판결을 앞둔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현재 LPL은 대만 AU옵트로닉스(AUO), 치메이옵트로닉스(CMO) 등에 비슷한 특허소송을 진행중이어서 이들 소송에서도 이번 계약이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LPL은 지난 2002년과 2005년 CPT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서로 다른 LCD 기술에 대해 특허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각각 배심원 평결에서 5350만달러와 5240만달러의 손해배상 평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뉴스의 눈

　LPL과 CPT의 기술 특허료 합의는 한국의 최첨단 LCD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다. 무엇보다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의 턱밑까지 따라붙은 대만업체를 상대로 기술 장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기술력이 빈약한 대만은 그동안 자체 기술보다는 국내 업체의 기술을 베끼는 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실제로 최근 5년간의 세계 LCD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LPL이 1384건, 삼성전자가 990건으로 1, 2위를 기록했다. 반면에 대만 1, 2위 업체인 AUO와 CMO는 각각 145건과 41건으로 매우 낮다. 그만큼 대만업체는 소송에 취약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LPL은 현재 대만 AUO와 CMO에도 비슷한 소송을 걸어놓은 상태다. 특히 CPT에 제기한 소송에는 총 3건의 기술특허가 문제가 됐지만 AUO와 CMO에는 이 3건을 포함해 각각 9개와 8개의 기술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향후 승소하면 천문학적인 특허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PL에 이어 삼성전자도 가세한다면 대만업체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로 수익성이 좋지 않은데다 특허료만 해도 적지 않아 경영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허를 피하는 생산공정을 도입하려면 제품 생산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합의는 현재 국내 전자업체가 해외업체와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에서도 ‘공격모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PDP에서는 삼성SDI·LG전자 등 국내업체가 일본 마쓰시타·히타치 등과 특허 맞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퀄팔·콴타 등 대만 PC업체와 특허소송에서 이겨 각각 2억달러, 900만달러의 배상금을 받아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