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10월 6.93%(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로 또 다시 큰 폭 상승했다. 지난 7·8월 잇따라 콜금리를 인상해 예견된 것이지만 올들어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확대해 이들 자금을 쓴 중소기업에게는 앞으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같은 금리 인상이 이달부터 나타나고 있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축소 움직임과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금리 7년여만에 최고=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6.93%로 지난 2001년 10월(6.96%) 이후 7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목되는 것은 금리가 최근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콜금리를 처음 인상한 7월 6.61%였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8월(6.74%), 9월(6.86%) 10월(6.93%) 3개월 연속 매달 0.1%p 가량 올랐다. 올 초 6.49%로 출발해 7월 주춤했다가 다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형별로 보면 10월 시설자금이 전달보다 0.2%p가량 급등한 6.91%로 운전자금(6.81%)보다는 소폭 높았다.
◇7%대 진입 초읽기=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은행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이달 초 5.35%에서 28일 현재 5.54%로 무려 0.2%p 가량 급격히 상승했다.
이달들어 순차적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은행의 중소기업대출금리가 7%대에 진입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달 들어 CD발행량이 많아지면서 CD금리가 큰 폭 올라, 11월에도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中企 어떻게 대처하나=문제는 은행들이 올들어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히 늘렸다가 최근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서만 은행의 월 평균 중소기업 대출증가액이 3조5000억원에 이른다. 유사이래로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가장 적극적인 해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민은행이 중소기업 신규 대출을 사실상 중단한데 이어 일부 타 은행도 지점장의 중소기업대출 금리전결권을 축소하는 등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에서 중소기업 선별작업에 다시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신용도가 낮은 영세 중소기업일수록 자금 회수 및 금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상훈 중소기업연구원 전문위원은 “바젤Ⅱ 등으로 우량한 중소기업만을 골라 대출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은행자금을 이용할 경우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재무구조를 투명하게 하는 등 내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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