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의 역습

화장품ㆍ세제로부터 자동차ㆍ항공산업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분야의 기술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나노기술 속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성을 일반인보다 전문가들이 더욱 우려하고 있다는 뜻밖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나노기술에 대한 우려는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의 막연한 걱정 정도로만 인식돼 왔지만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는 이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미국 매디슨 소재 위스콘신 주립대 연구진은 나노기술 과학자 및 엔지니어 363명, 일반인 성인 1천15명에게 나노기술의 위험성이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그 결과 일반인들은 기술 발달로 인한 실직과 무기경쟁, 프라이버시 상실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나노기술 발달로 의학과 환경 정화, 국가 안보 분야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많은 환경오염과 예기치 못했던 건강문제 등의 위험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나노기술과 관련된 위험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상태로 이 분야에 관한 조사가 미비한 점을 개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러나 나노기술의 이점을 미디어가 앞장서서 선전하면서 위험성 측면은 부각시키지 않음으로써 나노기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견해를 왜곡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나노기술의 위험성을 집중 연구하는 학자들은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도달하는 미세입자로부터 손상된 세포를 고치기 위해 체내에 투입될 미래의 나노 로봇에 이르기까지 나노기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으며 나노 물질이 건강과 환경에 유해요소가 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일리노이공대의 바이오기술 및 인간미래 연구소장인 나이절 캐머런 교수는 "나노 분야는 매우 속도가 느리고 규제가 미미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나노 기술에 대한 일반인과 정치 부문의 인식은 놀라울 정도로 낮다"고 지적했다.

과거 원자력이나 유전자 조작 생물 등 신기술의 등장은 처음엔 열렬한 대중적 지지를 받다가 사고가 나거나 위험성이 드러나면 곧장 요란한 거부반응을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는 핵발전 금지나 GM 작물 개발 유보 등 조치가 취해졌다.

과학자들은 첨단 기술이 공공분야에서 보편화되기 전에 위험성을 논의함으로써 이런 사후 논란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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