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가전업체들이 평판TV 가격 인하에 다시 불을 지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맞아 삼성전자·LG전자·샤프·소니·파나소닉 등 전세계 가전업체들은 평판TV 가격을 최대 50%까지 내려 베스트바이·서킷시티·월마트 등 현지 할인매장을 통해 일제히 판매에 들어갔다. 본지 11월7일자 2면 참조
가격 인하는 수세에 몰린 일본 업체들이 주도했다. 샤프의 경우, 42인치 LCD TV를 1799.99달러에서 무려 1000달러나 인하한 799.99달러에 한시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소니는 40인치 풀HD급 LCD TV를 500달러 인하한 1299.99달러에 판매해 가격 인하를 부추겼다. 파나소닉 역시 42인치 PDP TV를 500달러 인하한 999.99달러에 판매했다. 또 폴라로이드는 샤프보다 10달러나 싼 789달러로 대공세를 펼쳤다.
반면 국내업체들은 마케팅비 증가와 수익성 악화를 고려해 다소 보수적인 행보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할인 대상 모델을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소했고, LG전자는 판매가 부진한 제품을 위주로 할인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40인치와 47인치 풀HD급 LCD TV를 각각 500달러 인하한 1299.99달러와 1499.99달러에 판매했다. 가전업체들의 이날 정확한 판매 실적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미국 시장조사업체 쇼퍼트랙은 주요 할인유통점들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작년보다 8.3% 증가한 103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의 눈
중국 국경절을 계기로 시작된 평판TV 가격 인하가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로 이어졌다. 40인치대 LCD TV를 기준으로 500달러 이상이 낮아졌다. 이같은 추세라면 40인치 풀HD급 LCD TV가 1000달러대 이하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작년 블랙프라이데이에 파나소닉이 PDP TV 가격 인하를 주도하면서 LCD TV까지 동반 하락했다면, 올해는 격전지가 되고 있는 LCD TV가 주역을 맡았다. 북미시장 1위를 뺏기면서 중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샤프는 최대 1000달러 인하로 스폿 라이트를 받았고 소니가 그 절반 정도지만 500달러라는 평균 가격 인하폭을 설정했다. 울며겨자먹기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따라가는 모양새다.
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지오나 폴라로이드는 그 인하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비지오는 50인치 PDP TV를 200달러 낮춘 999달러에, 폴라로이드 역시 비슷한 폭으로 42인치 LCD TV를 789달러에 판매했다.
결국 1위 자리를 한국업체에 내 줄 수 없다는 일본 업체들이 가격 인하라는 무기를 들고 나왔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일본 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특성상 성탄절까지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평균 가격만 낮추는 꼴이 된다는 지적이다.
쇼퍼트랙의 빌 마틴 회장은 “소비자들이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에 몰리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구매력이 약해져 있는 만큼 연말까지 이어지는 성수기 동안의 쇼핑객은 전년 보다 2.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감을 일본 업체들이 잠시 충족시켜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서브프라임 등으로 미국 소비자 경제가 악화돼 있는데다 저가 경쟁에 뛰어들면 전세계 가전업체들에 동반 부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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