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T 800MHz 로밍 암초 만났나?

SK텔레콤이 LG텔레콤의 대리점 12곳을 형사 고소한 사태가 800MHz 로밍을 둘러싼 양사간 협상에 예기치 못한 복병으로 떠올랐다.

현재 LG텔레콤은 외부 산간 오지의 통화품질 확보 및 글로벌로밍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SK텔레콤의 2세대 주파수인 800MHz의 로밍 사용을 요청한 상태.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내부 찬반 논란으로 인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800MHz 로밍을 놓고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는 와중에 형사고소라는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한 것. 특히 이번 형사고소 건은 LG텔레콤의 일부 대리점이 마치 SK텔레콤의 800MHz 주파수가 로밍이 되는 것처럼 편법 영업을 시도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었다는 점에서 현재 양사의 로밍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단 SK텔레콤과 LG텔레콤 모두 겉으로는 이번 사태와 800MHz 로밍 협상을 직접적으로 연관지으려 하지 않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서 SK텔레콤의 CI와 BI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800MHz 협상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 하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번 형사고소 건은 SK텔레콤 내부의 800MHz 로밍 반대 의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브랜드 무단 사용의 경우 2개월 전 양사 간의 합의가 있었던 사안인데, 최근 다시 불거져 이슈화된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이번 일을 빌미로 800MHz 로밍 불가쪽을 방향을 선회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성급한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의 형사고소 사태에 직면한 LG텔레콤은 혹시 숙원사업인 800MHz 로밍 협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사태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LG텔레콤 왜 800MHz 로밍 원하나

800MHz 로밍은 이동통신 업계의 오래된 이슈 중 하나다. SK텔레콤의 2세대 서비스 주파수인 800MHz는 경쟁사인 KTF와 LG텔레콤의 1.8Ghz보다 도달거리 및 회절성이 좋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통화품질도 좋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800MHz 주파수 독점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로밍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주파수 로밍은 무임승차”라며 거부해 왔고, 정통부는 “사업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해 왔다.

LG텔레콤이 800MHz 로밍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까닭은 통화 품질 개선과 함께 지방 오지까지 손쉽게 서비스권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KTF의 기지국을 로밍해 서비스하고 있는 지역이 KTF의 3G 정책으로 인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만큼 이에 대비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여기에다 1.8GHz와 800MHz의 듀얼밴드 단말기를 통해 글로벌 로밍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800MHz 로밍을 SK텔레콤에 요구해왔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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