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이슈 진단]스마트폰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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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폰’이 세상이 공개됐다. 프로젝트 이름은 ‘안드로이드(Android)’. 이는 그리스어로 ‘인간을 꼭 빼닮은 물체’를 말한다. 흔히 로봇을 빗댈 때 사용한다. 로봇 중에서도 전자 두뇌와 인공 피부까지 갖춰 외관상 인간과 똑같을 정도로 진화한 로봇을 안드로이드라고 부른다. 우연의 일치일까. 지나칠 정도로 기술에 치중하는 구글의 철학이 여기에도 그대로 배어 있다. 구글은 구글폰을 2008년 중반에 내놓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구글폰이 공개되면서 ‘스마트폰’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구글폰은 애플 아이폰만큼 휴대폰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까. 아이폰이 최고의 스마트폰일까. 스마트폰은 실제 성능에서도 차이가 날까. 성능을 결정하는 주요 부품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의 실제 경쟁력을 점검해 봤다.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이폰, ‘멀티미디어 컴퓨터’로 불리는 최고급 사양의 노키아 스마트폰, 그리고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을 강조하고 저가폰·무료 통화를 내건 구글폰을 실험대에 올려 놨다. 비교 자료는 EE타임스·테크온라인·인포메이션 위크·로이터를 참조했다. 구글폰은 아직 출시하기 전임을 감안해 파트너로 언급한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서비스와 기능을 따져 봤다.

# 애플 ‘아이폰’ - 음악과 동영상에 최적화

애플이 지난 6월 선보인 아이폰. 신기술 평가에 인색한 얼리어댑터 사이에서도 스마트폰 역사를 새로 썼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화제였다. 아이폰은 실제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 면에서 출시하자마자 ‘합격점(Cool)’을 받았다. 아이폰을 분해한 미국 기술 전문 사이트 ‘테크온라인’은 내부 구조는 휴대폰보다는 MP3플레이어인 ‘아이팟’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실험팀은 분해하기 전 닌텐도 ‘위’와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설계 구조를 예상했으나 오히려 최신 아이팟 모델 쪽에 가깝다고 결론 내렸다. 한 마디로 음악·동영상과 같은 콘텐츠에 최적화했다는 것. 주요 부품 소싱도 아이팟 주요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실험팀은 특히 애플이 핵심 부품을 자체 로고로 가려 이를 지우는 데 애를 먹었다. 애플이 애써 감추려고 했던 건 크게 세 부분이었다. 먼저 프로세서다. 프로세서는 예상대로 삼성전자 브랜드였다. 아키텍처는 ARM 플랫폼이었다. 삼성은 메인 프로세서와 함께 플래시 메모리도 함께 공급했다. 두 번째는 브로드컴 칩이었다. 정확한 기능은 파악하기 힘들지만 입출력 (I/O) 컨트롤러로 터치스크린을 위한 비디오 인터페이스 기능 정도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필립스가 디자인한 칩이었는데 세부 기능은 파악하기 힘들었다. 통신 기능과 관련해서는 인피니언이 크게 기여했다. 인피니언은 EDGE 기능을 지원하는 멀티미디어 엔진과 GSM RF 송수신기를 공급했다. 이 밖에 영국 CSR(블루투스), 마이크론(이미지 센서), 스카이웍스(전력 증폭기) 칩이 눈길을 끌었다.

 # 노키아 ‘N95’ -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

노키아가 ‘휴대폰 지존’ 자존심을 걸고 아이폰 ‘대항마’로 내세운 스마트폰이 ‘N95’다. N95는 가격만 750달러로 노키아가 심혈을 기울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N95는 이 찬사에 걸맞게 위성항법장치(GPS)를 내장하고 HSDPA에서 WLAN·EDGE·WCDMA까지 지원하는 3세대 최신 모델이다. 업계 처음으로 ‘칼 짜이즈’ 렌즈를 장착하고 DVD 클립 기능을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N95 내부를 뜯어 본(Under the hood) ‘EE타임스’는 “신기술 플랫폼 경연장이었다”며 “휴대폰보다는 오히려 ‘멀티미디어 컴퓨터’에 가까웠다”고 강조했다. 최신 디지털 제품이지만 여전히 아날로그IC를 대거 사용한 점이 특이했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브랜드 ‘N80’ 계보를 잇는 N95는 메인 통신 프로세서는 노키아 자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ST마이크로가 설계했다. 노키아 칩에는 핀란드 말로 ‘욕심(Anheus)’이라는 마크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무선 기술과 관련해서는 ST마이크로(802.11b/g), CSR(싱글 칩 블루투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GPS 통합 솔루션) 제품을 사용했다.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아날로그IC를 많이 사용한 점이 독특했다. NXP의 FM 수신칩, 내셔널세미컨덕터의 dc/dc 컨버터, TI의 LED 드라이버,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모터 드라이버 등이 디지털 부품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었다.

  # 구글 ‘안드로이드폰’ - 가벼운 애플리케이션이 경쟁력

구글은 지난주 동영상을 통해 개발 중인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직접 시연자로 나선 이 동영상에서 구글은 “구글폰은 없다, 안드로이드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구글은 애플·노키아처럼 하드웨어 제조 기술이 없으며 대신에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더욱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출시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구글폰. 사실 제품이 나오기 전 성능을 정확하게 파헤치기는 불가능하다. IT 정보 사이트인 ‘인포메이션 위크’는 동맹군에 가담한 주요 업체를 기반으로 구글폰의 장·단점을 해부했다. 결론은 “애플리케이션에 주목하라”는 것. 먼저 유저 인터페이스. 스웨덴 TAT를 주목했다. TAT는 소니에릭슨·삼성전자의 파트너로 휴대폰 인터페이스 부문 최고 기술업체로 알려져 있다. 간편하면서도 단순한 인터페이스(Less is more)를 예상했다.

구글맵의 핵심 기능을 구현할 업체로는 SiRF 테크놀로지를 꼽았다. 멀티미디어 패키지 디자인과 플랫폼은 TI ‘몫’으로 돌렸다. 특히 TI가 3세대 ‘킬러 앱’으로 내놓은 ‘OMAP(Open Multimedia Application Platform)’가 탑재된다고 예상했다. 엔비디아(그래픽 칩), 시냅틱스(터치스크린), 누앙스(음성 인식)도 구글폰 핵심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웹 브라우저와 관련해서는 동맹사는 아니지만 오페라의 최신 버전 ‘미니4’가 탑재되는 등 주로 (용량이) 가벼우면서 소비자가 사용하기 간편한 애플리케이션에 구글폰의 운명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고 예언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