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가슴 통증.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의심된다. 급성심근경색증(AMI)은 동맥경화증으로 관상동맥의 안쪽 벽에 지방 덩어리가 생겨 혈관이 좁아짐에 따라 심장으로 가는 피의 양이 부족해져 심장근육 세포가 파괴돼 사망에 이르는 응급성 질환이다. 흉통이 발생한 뒤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받느냐가 생사를 결정하는 관건이 된다. 이럴 때 간단한 방법으로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운 좋게도 피 한 방울만 있으면 심근경색증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진단 의약품이 이미 세상에 나왔다.
◇심전도 측정법 오진율 높아=식생활과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허혈성 심장질환, 특히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가 정한 심근경색증 진단 방법 중 하나인 심전도 측정법은 심근경색증 환자 중 약 50%가 정상으로 판정될 정도로 오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오진 또는 부적절한 입원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미국에서만 연간 20억∼40억 달러로 추산된다. 급성 심근경색증 진단법으로 병원 내에 있는 대형자동화 분석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응급질환에는 부적절해 응급 현장에서 신속하고 저렴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가정용 정량분석기의 개발을 통한 급성심근경색증 예방진단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간편하고 정확한 진단의약품 개발=휴마시스는 국내에서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자체 기술을 통해 급성심근경색증 진단의약품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휴마시스의 ‘카디악 트리플테스트’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인해 심장근육 세포가 파괴될 경우에 혈액으로 방출되는 트로포닌Ⅰ, 마이오글로빈, 크레아틴 카이네이즈라는 단백질을 한 방울의 혈액을 사용해 모두 진단할 수 있게 했다. 15분 내에 진단이 가능하다. 특히, 비전문가도 현장에서 바로 검사할 수 있다. 또 고가의 분석 장비가 필요없는 저비용 분석법이다. 이와 함께 고가 원재료의 국산화와 제조공정의 양산화를 실현했고 생산공정의 자동화로 대량생산체제를 확립했다. 질병 진단의 방향이 현장형 진단법(POCT)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실에서 빠른 시간 내에 조기진단이 중요한 급성심근경색을 진단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신개념 진단의약품의 국산화 및 사업화라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파급효과와 전망=체외진단 의약품은 전 세계적으로 시장규모가 연간 2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며 선진국 시장의 수출 유망 품목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장에서 급성심근경색증을 바로 진단할 수 있는 혈액 진단의약품의 개발로 인해 향후 재택진단을 포함한 유비쿼터스 헬스 시스템의 기반이 확립됐다. 급성심근경색증의 진단이 지체돼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구급차 안에서 사전에 진단, 그 결과를 인터넷망을 통해 병원 응급실로 전송함으로써 병원에 도착함과 동시에 치료를 할 수 있는 통합 응급의료정보관리 체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아울러 급성심근경색의 위험성이 있는 일반인들의 발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가정용 자동분석기 개발이 이뤄져 병원과 가정 간 실시간 의료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응급의료 체계 구축도 멀지 않았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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