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도 LCD TV 판매 목표를 최대 2000만대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 실적인 620만대보다 3배 이상, 올해 판매 목표인 1200만대보다 70% 이상 상승한 공격적 수치로 베이징올림픽 특수와 북미 디지털TV 교체수요뿐 아니라 인도·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까지 거머쥐어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TV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미디어(DM)총괄은 최근 LCD 패널 생산을 담당하는 LCD총괄과 내년도 생산 물량을 조율하는 자리에서 총 1억대로 예상되는 LCD TV시장에서 20%를 차지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올해 성과를 거둔 유럽시장에서 리더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평판TV시장이 급성하고 있는 중국·인도·중동 등 신흥시장을 중점 공략해 샤프·소니 등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일본 업체와의 격차를 넓힐 계획이다. 특히 평판TV 보급이 본격화하고 있는 인도는 13일 첸나이에 연산 150만대 조립이 가능한 제2 공장을 준공해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중국 역시 베이징올림픽에 맞춰 디지털방송이 시작되면서 평판TV시장이 2000만대 이상의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전략시장으로 선정했다. 올림픽 공식 후원 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200만대가 넘는 LCD TV를 중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 TV시장은 하이신·하이얼 등 자국 업체가 30∼40%를 점유하면서 삼성전자·소니 등 외국 업체가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에서는 월마트 등 할인점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 교체수요가 일고 있는만큼 중저가 전략 제품으로 적절히 대응해 비지오·후나이 등 중소 업체를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LCD 패널 수급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어서 그 여파로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패널업체와 협의를 거쳐 조정한 뒤 최종 목표치를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관건은 패널 수급”이라면서 “패널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는 생산·판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태도 벌어질 전망이어서 대만 등지의 협력처까지 총동원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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