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IT코리아2.0](4부)③ 디지털 한류 창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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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국제전파방송교육’에 참석한 16명의 각국 공무원들이 지난 6일 한국의 전파방송 정책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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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IT 경쟁력이 선진화하면서 개발도상국 지원과 같은 새로운 역할모델이 제시되기 시작했다. 유영환 정통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IT 공학교육인증(서울어코드)’ 출범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IT가 세계 가장 앞선 곳에서 뛰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 경제대국을 좇기에 바빴던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몇몇 기술과 서비스는 이미 선진국을 추월했고 독보적인 한국형 IT 문화가 세계를 선도할 태세다. 바야흐로 ‘한류’가 ‘드라마형’에서 ‘디지털형’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모두를 포괄하는 디지털 세상(the inclusive digital world)을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과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 2000여 IT 민·관 전문가로 구성한 모임(글로벌 네트워크)인 ‘디지털 기회 포럼(DOF:Digital Opportunity Forum)’이 추구하는 모토다. 올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DOF 2007’이 열려 어떻게 ‘코리아 IT 학습 프로그램(KOIL)’을 현지에 펼쳐놓을 지를 숙의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IT를 개도국은 물론이고 세계에 펼쳐놓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할 시점이다. 매년 영국·프랑스·러시아 등과 눈을 맞춰온 ‘IT협력위원회’를 더욱 내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정규 정보통신부 협력기획총괄담당관은 “2003년 이후로 국가 간 IT협력위원회가 활발하게 열려 지난 7월까지 22회를 기록했다”며 “기본적으로 장·차관의 해외 방문국 수가 많아지면서 IT협력위원회가 활성화했다”고 전했다.

 또 한·루마니아, 한·불가리아 등 IT협력위원회를 개도국으로 넓혀 우리나라의 역할모델을 재정립할 필요도 있다는 게 정통부 안팎의 시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나라의 IT가 ‘선진’으로 인정받아 초청을 받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참여 정부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국외 방문 때마다 IT 정책 수장과 기관·기업 관계자가 수행했다. 지난 1일 열린 한·알제리, 8일 한·사우디아라비아 경제공동위원회에 이어 오는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아시아개발은행(ADB)·아프리카개발기금(AfDF)에까지 정통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등 경제 일반에도 우리나라 IT를 빼고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이밖에 케냐·이집트·베트남·몽골 등지에 정보접근센터(IAC)를 세우고 해외 IT 전문인력을 초청해 교육하며, 도미니카·세네갈 등의 전자정부 마스터플랜을 대신 짜주는 등을 통해 ‘디지털 한류’ 토대를 다질 때다.

◆인터뷰/세계로 가는 디지털 한류

 “움직이면서 끊김없이 이렇게 빠른 속도가 나오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나라 전체가 디지털 기술로 가득하군요.”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일대. 와이브로를 탑재한 노트북으로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던 인도·중국 등 각국 공무원들은 탄성을 멈추지 못했다. 또 하이패스 시스템·DMB 등 다양한 IT서비스를 경험하면서 머릿속에는 자국 IT정책의 청사진을 그렸다.

 이들은 정통부 주최로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국제전파방송교육’에 참가한 각국 전파방송분야 공무원단. 12회를 맞는 이번 행사엔 몽골·태국·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전기통신협의체(APT)의 14개 회원국에서 16명의 정책담당자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자국에서 일고 있는 ‘디지털한류’에 대해 이야기를 풀었다. 오스발도 아이알라 파라과이 전기통신위원회 국장은 “정보통신 관련 정책 결정에 있어 한국은 훌륭한 모델”이라며 “IT리더인 한국 사례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정부간 협력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디지털 한류는 세계 IT업계에서의 정치력 확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IT강국 코리아’가 세계에 알려지면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IT 표준 관련 기관 임원진에 국내 전문가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기술 표준 선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개발도상국들은 IT정책 결정 시 한국을 찾는다. 와이브로·DMB 등의 도입 계획을 갖고 있는 캐나다 등은 앞다퉈 정통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경제적인 성과까지 도출하고 있다. 지난해 방한했던 베트남 대표단은 최근 LG CNS와 2500만달러에 이르는 SW 수입 계약을 맺기도 했다.

◆미니인터뷰-키란 잔드라 시레스타 네팔 정보통신부 부차관

 “이미 한국은 세계 IT분야 리더로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죠.”

 국제전파방송교육 참석차 방한한 네팔의 키란 잔드라 시레스타 정통부 부차관(57)은 “직접 와서 각종 서비스를 경험해 보니 IT코리아라는 말이 왜 탄생했는지 잘 알겠다”며 “한국에서 배워 이제 막 디지털 전환기에 접어든 우리나라가 배울 점이 무엇인지 청사진을 그려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네팔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및 휴대폰 보급률이 거의 제로인 상태. 시레스타 부차관은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IT를 육성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한국의 발전상을 토대로 장기 로드맵을 그려보고자 한다”면서 “특히 DMB 등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IT비즈니스를 도입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IT코리아가 이제 세계 속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IT발전 노하우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IT코리아의 명성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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