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상암동 DMC 산학협력연구센터에 자리 잡은 나노스토리지의 연구실. 이곳에서는 조그만 프린터 크기의 장치가 정보를 읽어내고 있는 듯 옆에 연결된 모니터에는 뭔가가 부지런히 표시되고 있다. 조만간 상용제품으로 업계에 공급할 소형 바이오칩 스캐너를 테스트하는 중이다. 장차 나노스토리지를 먹여살릴 대표적인 아이템 중 하나다.
직원 10명의 나노바이오 벤처기업인 나노스토리지는 작지만 강하다. 10명 중 9명이 연구개발(R&D)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 회사의 김수경 사장은 LG전자에서 20년가량 IT저장장치(VCR·광스토리지) 분야를 연구했고 미 캘리포니아대학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자기기록 시 자기헤드 오염을 최소화하는 연구를 비롯한 광저장장치를 연구해왔다. 직원의 절반 이상이 LG전자에서 탄탄한 연구능력을 쌓아온 광기록 전문가다.
김수경 사장은 “큰 기업에서는 회사의 미션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라며 “산업계에서 꿈을 펼치기 위해 지난 2003년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나노스토리지의 목표는 유비쿼터스적인 나노바이오 정보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고 지금 그 목표를 향해 가는 도중”이라고 덧붙였다.
IT에 바이오기술(BT)을 접목시킨 나노바이오 응용 옵티컬 모듈센서 기술로 무장한 나노스토리지의 대표 제품은 바이오칩 스캐너와 P램 스태틱테스터·휴대형 디지털 프리젠터(실물 화상기)·전자투표기 등이다.
나노스토리지는 지난 4년여 동안 바이오칩·액추에이터·전자투표기·P램 스태틱테스터 분야에서 30여건의 특허를 출원, 현재 등록된 특허만 19개에 이르고 나머지도 등록을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아직 돈은 많이 못 벌고 있지만 기술로 승부를 내보려고 한다”는 김 사장은 “다른 건 몰라도 기술 없다고 하면 많이 섭섭하다”며 기술력을 거듭 강조했다.
2003년 창업하자마자 과학기술부의 신기술융합사업(유사근접장 기록기술 개발)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종합기술원의 0.85인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개발사업·중기청 기술창업보육(TBI)사업·보건복지부 벤처의료기기 과제 사업·산업자원부 소형 바이오칩 스캐너 개발 사업 등에 차례로 뛰어들어 현장 기술력을 쌓아왔다. 벤처기업 확인서와 기업부설 연구소 인증서·이노비즈 인증 등 기술관련 인증서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지난해에는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과 나노바이오 공동기술개발 및 사업화 지원 협약을 체결했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산업은행에서 투자도 받았다. 바이오칩 스캐너 분야에서 지원을 받은 나노스토리지는 사업화가 인정되면 2∼3차 투자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노스토리지는 비디오저장장치 기술 원리를 응용한 전자투표기와 저전력·고속처리·신뢰성을 갖춘 P램 스태틱테스터, 작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바이오칩 스캐너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칩 스캐너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크기를 줄이고 가격대도 2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시제품을 이달 선보이고 내년 3월부터는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적절한 공장을 찾고 있다.
자금력만 뒷받침되면 최근 개발에 성공한 슬림폰용 자동초점(AF) 카메라모듈도 바로 사업화할 수 있다. 김 사장은 “300만화소 이상의 고화질은 가까운 곳과 먼 곳의 초점이 달라 흐려지기 때문에 AF 카메라모듈이 필수인데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5.9㎜로 얇으면서도 AF를 실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아직은 양산을 위한 자금 부담 때문에 기술이전을 통한 로열티 쪽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TOP 10의 BIT회사’를 꿈꾸고 있는 나노스토리지의 R&D 노력은 늘 현재 진행형이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