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블랙 프라이데이’ 전략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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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전업계가 오는 23일 시작되는 북미 최대 성수기인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을 앞두고 ‘저가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11월 넷째주 금요일부터 성탄절까지 이어지는 할인 쇼핑 시즌으로 적자를 보던 기업도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지난해 마쓰시타가 이 기간 동안 PDP TV 가격을 20%가량 인하해 재고 물량을 털어내면서 전 세계 평판TV 시장에 저가 출혈경쟁을 촉발시켰고 올해도 수세에 몰린 소니가 유사한 할인 프로그램으로 또 한 번 가격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마쓰시타의 블랙 프라이데이 가격인하 이후, 42인치 PDP TV의 가격은 1000달러대 밑으로 떨어져 회복하지 못했고, LCD TV도 대응 가격대를 편성하면서 3분기 대비 평균 판매가격이 30% 가까이 떨어졌다.

 블랙 프라이데이 가격인하에 대한 일본 업체의 마케팅 방향이 아직 정확하지 않으나 소니는 월마트와 손잡고 내놓은 중저가 LCD TV ‘M시리즈’의 대대적인 물량 소진과 함께 최근 출시한 보급형 ‘브라비아 W시리즈’를 반값에 판매하는 한시적 이벤트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시타 역시 여전히 처리되지 않은 50만여대의 PDP TV 재고 물량을 이 기간 동안 소화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어 출혈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풀HD급 TV는 타 가전제품과 묶음 판매로 사실상 가격을 유지하면서 판매 확대의 효과를 거두는 한편, SD급 중저가 TV를 활용해 저가 공세에 대응할 예정이다. 신상흥 삼성전자 비디오디스플레이(VD)사업부 전무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에 단행한 마쓰시타의 가격 인하 여파를 현재까지 겪고 있는 상황인데다 비지오·폴라로이드 등의 신생업체까지 가세하면서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자칫 잘못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중저가 수요의 경우 32인치 PDP TV의 생산량을 늘려 흡수하고, 최근 출시한 풀HD 고가형 제품과 2세대 슈퍼멀티블루(SMB)를 묶음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호영 LG전자 재무담당 부사장은 “마쓰시타의 PDP TV 재고는 항상 존재해왔던 위험이기 때문에 크게 두렵지 않다”면서 “32인치 PDP TV 등 틈새 상품도 갖춘만큼 수익성과 판매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