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폰의 거대한 실체가 드러났다. 구글이 모바일 운용체계(OS) 등을 만들고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인텔·퀄컴·차이나모바일·NTT도코모 등 전 세계 33개 휴대폰·이동통신·반도체 업체가 참여하는 형태다. 소문이 무성했지만 그만큼 위용도 정말 대단하다.
구글이 OS를 넘봤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이 OS 장사를 해보겠다는 뜻일까. 그러나 놀랍게도 구글의 모바일 플랫폼은 무료 개방형이다. 누구나 플랫폼에 접근해 신제품을 보다 빨리, 보다 저렴하게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구글이 모바일 OS 시장 자체를 노렸다기보다는 모바일 웹으로 가는 방대한 시장을 열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동통신 업체가 장악하고 있던 무선 세계가 누구나 참여 가능한 웹으로 넘어간다고 하면 웹 길목을 장악하고 거대한 웹 제국을 건설한 구글이 벌어들일 수익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것이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모바일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기회라고 역설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올 초 MS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윈도 비스타’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것도 비스타가 방대해진 웹보다 더 나은 기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온라인게임·인터넷뱅킹 등 웹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윈도 비스타는 기피 대상이 됐다. 이제 데스크톱PC는 일부 문서 작성용으로 필요한 것이지 새 OS가 나오면 무조건 업그레이드해야 할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 웹에서 거의 대부분을 할 수 있는데 내 PC의 OS가 윈도건 리눅스건 상관없게 된다.
결국 구글이 노리는 것은 유선과 무선을 모두 망라해 MS와 통신 업체가 누려왔던 기득권의 완전한 종말이다. 그리고 완전한 웹톱(webtop, 웹이 지고지순한 최고의 대접을 받고 IT를 주도하는) 시대를 여는 것이다. 구글폰이 성공한다면 그동안의 게임의 법칙은 모두 바뀐다. IT 업계는 또 한 번 역사상 이렇게 빠른 변화는 없었다고 입 모아 이야기할 것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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