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떠난 케이블TV호 항로는

 ‘선장은 떠났지만 항로엔 변함은 없다.’

케이블TV업계는 오지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지난 2일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른 업계의 향배를 이같이 밝혔다.

오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한국케이블TV협회장으로 취임해 1년 8개월 동안 케이블TV업계의 현안 문제 해결과 이익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문화부 차관 출신이라는 배경과 몸에 배인 논리를 바탕으로 케이블TV업계가 역량을 확보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 과정에서 정보통신부와 KT, 지상파 및 위성방송사업자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정부와 방송계는 회장이 바뀌는 참에 케이블TV협회와의 관계 개선을 내심 기대했다.

그렇지만 차기 회장 체제에도 기존 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위성공시청안테나(SMATV)문제·IPTV문제·지상파멀티모드서비스(MMS) 등은 업계에 지대한 영햐을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케이블TV업계의 입장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회장 만큼의 파워를 가진 회장을 선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엇갈렸다. 차기 회장으로 오르내리는 인물은 오광성 SO협의회장, 유세준 현 뉴미디어방송협회장, 표철수 전 iTV사장 등 업계 내부 인사다.

중대한 현안 문제가 걸린 만큼 업계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정·관계 인사다. 이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대선 이후에 회장 선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안이 정치적인 결정에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까지 당분간 업무대행체제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오지철 회장은 지난 2일 케이블TV협회 이임식에서 “업계에 많은 현안이 쌓인 상황에서 떠나 마음이 무겁다”며 “어려움도 있었지만 업계의 신뢰와 협회 관계자들의 뒷받침으로 1년8개월간 자유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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