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PC업체 국내 소비자 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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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사는 승문수(35)씨는 소니코리아의 노트북PC(모델명:sz48)를 구매하고 8개월간 속앓이를 했다. 지난 2월에 구입한 노트북PC가 얼마 되지 않아 PC를 켰을 때 로그인 기능을 하는 지문인식기 불량으로 인해 지문인식 모듈을 교체했지만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 이후 승씨는 소니측으로부터 기술적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듣고 제품을 본사로 보냈지만 돌아온 답변은 “관련 부분 오류를 일본측 기술진과 확인했지만 현재로서는 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승씨는 재경부 고시 소비자보호규정을 들어 제품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해줄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제품 사양이라 교환이나 환불이 불가능하고 윈도XP 다운그레이드해서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승씨는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HW 불량에 대한 문서화를 요구했고 이달 초 소니코리아 대표이사 앞으로 내용증명을 보내자 이틀이 지난 4일 전액 환불해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글로벌 PC업체들의 AS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외 PC기업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면서 판매량은 점차 늘고 있지만 AS는 소비자 기대 수준을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개인 구매자는 ‘봉’?= 승씨는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자 이틀 만에 환불해 주겠다고 통보한 소니측의 태도가 이해를 못하겠다”며 “이번 AS 문제로 인해 소비자가 홀로 거대기업을 상대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바이오 sz48 제품에 대한 증상확인을 위해 일본 본사에 제품 이송과 기술부와의 AS문의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은 사실”이라며 “지문인식기 오류가 확실해 이달 초 환불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해외 PC업체들은 AS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복잡한 수리를 요하는 경우에는 본사로 제품을 보내야하는 하기 때문에 개인 소비자들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AS 접수, 말도 안 통해=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PC업체들의 콜센터는 대부분 중국에 위치해 있다. 중국 AS 콜센터는 조선족을 주로 고용하기 때문에 상담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프린터 소모품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진 사장(52)은 구입한 지 3개월도 안 된 HP 컴팩 노트북PC 메인보드 불량을 5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교환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해외 PC업체들의 중국 OEM 물량이 증가하면서 고장률이 더욱 늘어났다”며 “특히 중국에 있는 콜센터의 경우 언어구사 능력이 떨어져 여러 번에 걸쳐 AS접수를 해야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4월에 델코리아 제품을 구입한 박 모씨도 메인보드 불량으로 인해 환불은 받았지만 중국 고객센터와 AS대행 업체와의 유기적인 업무 연계가 안 돼 같은 말을 반복해야하는 불편을 겪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노트북PC의 경우 AS 불만족 사례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일수록 해지와 같은 계약관계부터 교환, 환불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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