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전시회가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난 26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화려한 막을 내린 ‘FPD인터내셔널 2007’를 취재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일본·대만 메이저 디스플레이업체를 비롯해 전 세계 192개 업체가 참가해 저마다 최신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비밀병기’를 발표할 장소로 요코하마를 선택한 것은 그 만큼 전시회의 위상을 인정한다는 방증이었다.
세계 각국의 엔지니어들과 경영진도 총출동했다. 가장 부러운 것은 일본 엔지니어들이 개최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전시회 기간 내내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섭렵하는 풍경이었다. 한국 업체들이 여전히 세계 최강의 기술력을 과시했지만, 화려한 전시회를 주도한 일본 업체들의 위세에 빛이 바래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전문 전시회가 산업과 기술 주도권에 얼마나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
무엇보다 한국의 국제정보디스플레이 전시회(IMID)가 겹쳐져 왠지 모를 갑갑증이 느껴졌다. 일본은 한국에 시장점유률에서 뒤졌지만, 세계 기술교류 허브로 부상한 FPD인터내셔널을 발판으로 부활을 꿈꾸는 반면에 한국은 전시회 통합이냐 분리냐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를 둘러본 업계 관계자들은 IMID가 내년부터 전자전에 통합돼 색깔을 잃으면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는 FPD인터내셔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냈다.
정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다. 가만히 있어도 세계 곳곳에서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들고 찾아오는 전시회를 만드는 것이 그 만큼 중요하다. 이번 행사장에는 수십명의 도우미들이 내년 행사 홍보와 참가업체 모집에 벌써 열을 올렸다. 같은 시각 한국은 IMID 통합문제로 다시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진정한 디스플레이 강국은 과연 누가 달성할 수 있을까.
장지영기자(디지털산업팀)@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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