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디지털 도서관이 해킹·복제 등에 대한 기술적 해결없이 시행하려는 디지털자료 납본은 시기상조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계류중인 온라인 디지털자료 납본 및 이용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관련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전자출판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료 납본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설명회 이후 “관련업계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법안으로 전자책산업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많다”며 법안 통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업계는 “각종 납본 디지털자료의 표준화와 불법복제 등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지털자료 납본을 추진할 경우 엄청난 영업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또 “법안 비용추계서상 납본보상금 소요액 예상치가 약 10억원에 불과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정당한 보상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행 종이책 납본의 경우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 문화관광부 등에 2권씩 제출하고 있으며 각 권 정가의 50%를 보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2006년 기준 도서자료 납본은 총 55만2833건으로 이중 53만9386건에 대한 보상금이 약 17억7600만원이 지급됐다.
장기영 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이번에 시행하려는 제도는 콘텐츠 중 많은 양을 도서관에 납품하고 있는 업체들의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 법안제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관에 전자책을 납품하고 있는 D사 사장은 “해킹 방지 등 기술적 인프라가 미비된 상태에서 시행될 경우 도서관의 자료 전송.복사권으로 인한 전자책 불법유통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미국 국립디지털도서관의 경우 DB표준화 연구와 납본 생산업체의 요구사항 수렴 후 시행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광재의원실 관계자는 “출판업계 뿐만 아니라 음반, 동영상 업계 등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되는 대로 공청회를 열어 업계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추진 계획을 밝혔다.
한편 온라인 디지털자료 납본 관련 법안은 지식정보자원의 전달을 목적으로 제작, 처리된 일정 유형의 디지털 자료가 만들어질 경우 현재 건립중인 국립디지털도서관에 제출, 보관하게 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제출대상 디지털자료는 전자도서, 전자잡지, MP3 등 음악파일, 동영상자료, 각종 전자문서 등이다. 디지털 자료를 납본하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소한영기자@전자신문, youngsh@etnews.co.kr
<사진설명> 전자출판업계 관계자들이 최근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국립중앙도서관 주최로 열린 온라인 디지털자료 납본 및 이용에 관한 법률안 설명회에 참석해 법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