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저작권 이야기](7)저작권 기증 어떻게?

　원로 작사·작곡가인 황대박(가명) 작가는 국민 가요를 여러 곡 만들어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유명한 곡을 많이 작곡한 덕에 저작권 수익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황대박씨는 사회 환원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안익태 선생님의 유가족들이 2005년 ‘애국가’의 저작권을 정부에 기증한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황대박씨는 자신의 작품도 기증하고 싶어졌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지난 6월 29일 발효한 개정저작권법에서는 저작권 기증 제도를 법제화했지만, 아직 기구 정비가 끝나지 않아 내년쯤 저작권 기증을 하실 수 있습니다.

　개정저작권법 135조에서는 ‘저작재산권자 등이 자신의 권리를 문화관광부장관에게 기증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문화관광부는 “개정저작권법에서 저작권 보호가 강화되면서 한편으로는 이용자들에게 반대급부를 주는 제도의 필요성을 여겨 이 제도를 만들었다”고 도입 취지를 밝혔습니다. 저작권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반대급부를 주는 제도가 모든 국가에 다른 형태로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기증 제도를 택한 것입니다.

　저작권 기증의 대표적인 사례는 황대박 작가도 알 듯이 안익태 선생님들의 유가족들이 2005년 ‘애국가’의 저작권을 국가에 기증한 일입니다. 이후 윤도현 밴드 등이 애국가를 다양한 형태로 변형해서 부르기도 했습니다.

　저작권법 135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문화관광부 장관이 기증 저작물을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단체를 지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지정단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저작권자의 뜻에 반해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즉, 공익을 위해 저작권 기증 의사를 밝힌 저작권자의 뜻을 존중하고, 기증 저작물이 문화적 다양성을 창출하는데 활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기증의 본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저작권을 관리할 기구 정비가 덜 된 상태고, 기증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저작권 기증 의사를 밝힌 저작권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작권 기증을 위한 조직이 완비되는 내년이면 실질적인 저작권 기증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을 많이 갖고 있는 저작권자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저작권을 국가에 기증할 의사가 있는 저작권자들을 상대로 적극 홍보에 나설 방침입니다.

　최종철 문화관광부 저작권정책팀 사무관은 “유력한 저작권자가 기증에 나선다면 이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겠느냐”는 뜻을 밝혔습니다. 황대박 작가를 비롯한 제 1호 저작권 기증자의 등장을 기대해 봅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도움말=저작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