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엔지니어링의 날]과학기술 엔진달고 세계로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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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 기술 발전을 이끄는 산업’으로 꼽히는 엔지니어링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4년 10월 18일 ‘엔지니어링의 날’이 제정·선포된 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은 각계의 관심과 지원 속에 인지도가 높아져왔지만 아직은 반도체나 휴대폰 등 일반 산업에 비해서는 그 위상이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엔지니어링은 과학기술의 지식을 응용해 수행하는 사업이나 시설물에 관한 전반의 활동을 말한다. 연구기획과 타당성 조사·견적·설계·분석·가치공학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 이에 따른 시험이나 평가, 안전성 검토, 자문 등도 모두 엔지니어링 활동에 포함된다. 엔지니어링은 지식서비스 산업의 핵심이며 다른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유도할 중요 기반 산업이라는 데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과학기술부와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중요성 제고와 육성 의지를 담아 18일 서울 동작구 건설회관 대회의장에서 ‘2007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 엔지니어링 기술진흥 유공자와 우수업체에 대해 표창하고 향후 산업의 발전방향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정윤 과기부 차관은 미리배포한 행사 축사말에서 “우수 엔지니어링 기술 확보와 세계화를 통해 엔지니어링 기술이 지식기반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며 “이공계 기술인력의 사회적 처우를 개선하고 엔지니어링 종사자들의 사기앙양에도 적극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업체로 신고된 회사는 3607개사에 달한다. 또 엔지니어링 기술자는 6만1079명이 등록돼 있다. 기술사 45844명, 기사 2만2053명, 산업기사 4088명, 학·경력 인정자 3만354명 등이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업계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5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해외 수주실적은 2000억원 미만으로 해외 사업 비중은 전체의 3∼4%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해외 사업에 눈을 돌려 엔지니어링 산업의 수출산업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정부도 엔지니어링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엔지니어링 전문인력 양성 등 과학기술자 교육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2005년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엔지니어링서비스 경쟁력 강화방안을 확정했다. 지난해부터는 특히 엔지니어링 해외진출 기반조성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채택해 엔지니어링의 세계화에 초점을 맞춰 나가고 있다.

해외진출 기반조성사업에서는 프로젝트 개발조사 및 수주교섭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14개사가 참여하는 18개 프로젝트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만도 31개사 49개 프로젝트가 해외 새로운 지원사업을 신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엔지니어링진흥협회를 통한 지원예산도 2005년 40억원에서 지난해 61억원으로 확대됐고 올해 67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다. 내년에는 총 85억원으로 예산이 확대될 예정이다.

엔지니어링협회 관계자는 “현장 수요중심으로 엔지니어링 교육과 인프라 구축을 강화해 빠른 시간내 우리 기술력을 세계 수준에 도달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이를 통해 서비스시장 개방확대에 대비하는 한편, 업계의 해외진출 확대를 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산업의 현주소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사업체 수는 총 3607개다.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에 따르면 엔지니어링만을 전업으로 하는 업체는 1935개, 겸업하고 있는 기업은 1672개사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업체수는 10년전인 지난 97년 1094개에서 2002년 처음으로 2000개를 돌파(2015개사)했고 2005년 3037개로 3000개를 넘어섰다. 수치상으로 최근 10년 사이에 엔지니어링 업체는 3.5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업종별로는 대다수인 2260개 업체가 건설분야에 포함돼 있다. 뒤를 이어 통신·정보처리 653개, 기계 174개, 전기·전자 170개, 환경 108개 순이었다.

엔지니어링 기술인력은 총 6만1079명으로 3분의 2에 해당하는 4만6237명이 건설쪽에 종사하고 있다. 통신·정보처리에는 5527명, 기계 2919명, 전기·전자 1946명, 환경 1211명 등이다. 반면 항공우주와 금속에는 각각 14명, 29명만의 전문인력이 신고돼 대조를 이뤘다.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산업은 아직은 대형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자본금 2억원 미만인 회사가 2273개로 신고된 전체업체 가운데 63.0%를 차지하고 있다. 자본금 50억원이 넘는 회사는 147개로 4.1%에 불과한 실정이다.

엔지니어링 수주실적은 지난 2001년 2조8864억원에서 2006년 기준 5조5974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수주는 5조4223억원으로 전체의 96.9%를 차지했다. 반면 해외 수주는 3.1%인 1751억원에 그쳤다.

<기고> 조행래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회장

한·미 FTA의 타결을 계기로 본격화된 시장개방은 엔지니어링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선진 외국업체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취약한 기술부문에 대한 잠식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는가 하면, 선진 기술과 제도 도입으로 엔지니어링산업이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 단계에서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예상되는 전망에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다. 엔지니어링 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엔지니어링 활동의 근간이 되는 법과 제도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글로벌화의 흐름 속에서, 기존의 우리 방식이 과연 국제 기준에 맞는지, 세계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짚어봐야 할 것이다.

과기부와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는 최근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의 전면 개정과 사업대가기준의 개정, 각종 품셈의 제정 등 제도와 정책을 재정비하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둘째, 국제적인 마인드와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의 양성과 기술력 강화가 필요하다. 엔지니어링은 경험기술이 체화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서 창의적인 전문인력의 역량에 의해 그 경쟁력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수 엔지니어를 유인할 수 있는 처우 개선과 교육 훈련의 강화, 기술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발전시켜 갈 수 있는 체제의 마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업계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노력과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기업의 해외 진출은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면 거의 전무했으나, 최근 중소기업들의 관심과 시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맞춰 정부와 협회도 지난 수년간 해외시장 개척비 지원, 시장조사와 해외전문가 초청 세미나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물론 이러한 사업들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업계의 관심과 지속적인 개선 노력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2007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식은 엔지니어링 산업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려 그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뜻 깊은 자리이면서, 엔지니어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이를 계기로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 경제 발전의 숨은 주역으로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확충에 공헌을 해왔고, 특히 21세기에 들어서 국가 경쟁력의 척도라 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 본다. jhl@ken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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