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CEO는 주니어보드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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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데이콤의 젊은 직원 20여명은 요즘 틈만 나면 지하철역으로, 거리로 나간다. 최근 출시한 인터넷전화 마이LG070 상품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누가 시킨 것도,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 상품을 제대로 한번 알려보자’며 자발적으로 결의한 것이다. 이들은 바로 LG데이콤의 주니어보드 4기 멤버들이다. 사당역 앞 가두홍보의 인연으로 지난 11일 저녁 CJ홈쇼핑 채널을 탄 것도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청년 이사회로 불리는 주니어보드가 통신기업 경영의 새 주도세력으로 떠올랐다. KT·SK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주요 통신업체들은 저마다 주니어보드제를 통해 조직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통신 CEO들이 공식적인 이사회·중역회의 못지않게 주니어보드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위상도 덩달아 높아졌다.

LG데이콤(대표 박종응)은 최근 혁신을 강조하는 문화답게 주니어보드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LG 브랜드 도입, 깨진유리창 신고 운동, 회의문화 개선 등등 모두 주니어보드가 제안해 채택한 아이디어들이다. 지난해초 출범해 4기째 활동 중이다. 각 사업부, 담당, 지사를 대표하는 과장·대리급 29명으로 구성됐다. 4기의 최대 목표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활성화. 인터넷전화 가두캠페인도 그래서 고안된 내용이다. 박종웅 사장도 매월 네째주 목요일엔 만사를 제쳐놓고 이 회의에 참석한다. 4기로 활동중인 한 멤버는 “CEO가 워낙 격의없이 듣고 토론하며 제안된 아이디어를 대부분 반영해 정말 경영에 참여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LG파워콤(대표 이정식)는 ‘파워보드’라는 주니어보드를 운영 중이다. △직원들의 의견수렴 및 경영진과의 대화 △혁신사례 공유 등을 통한 각 조직내 혁신마인드 전파 등이 주요 활동이다. 2004년부터 운영중이며 과장·차장급 젊은 직원 20명으로 구성된다. 이정식사장도 매월 1회 이들과 호흡하며 열띤 토론을 벌인다. 현장의 목소리와 경영진의 회사운영 방침을 서로 얘기하다보면 어느새 새 아이디어가 나온다. △회의문화 개선 △신입사원 멘토링 제도 △대내외 전화예절 캠페인 △담당·지사별 파워보드 신설 등을 이끌어냈다.

KT(대표 남중수)도 열린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주니어보드 제도를 활용 중이다. 2001년부터 결성된 KT 블루보드는 현재 6기째를 맞고 있다. 남중수 사장과는 반기에 한번씩 정기 미팅을 갖지만 요청을 하면 수시로 면담이 가능하다. 임원회의 안건사항 등 일부 회사 중요사안에도 참여한다. 2003년에는 전사커뮤니케이션 활성화, 2004년에는 ‘체인지180’이라는 화두로 변화관리 과제 180개를 추진했으며, 2005년에는 렛츠KT 업 100대 과제를 수행했다. 올해 출범한 6기의 주제는 ‘펀경영’이다. 젊고 톡톡튀는 이벤트를 많이 벌였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떤 업종이나 다를바 없지만 통신은 더욱더 변화와 혁신에 민감해야 해 주니어보드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며 “거창한 지시보다는 이들이 벌이는 활동들이 의외로 조직내에서 잔잔한 변화를 몰고올 때가 많다”고 말했다.

조인혜·정진영기자@전자신문, ihcho·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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