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핵심특허풀 떴다

 미국식 디지털TV 전송방식인 ATSC 표준의 핵심 특허권자들이 한데 뭉쳐 전 세계 디지털TV 제조사를 대상으로 특허료 징수에 나섰다. 특허료는 대당 5달러로, DTV·셋톱박스 등 ATSC 방송 수신 기능을 갖춘 모든 기기에 부과되며 제품 출하가 시작된 1998년부터 소급 적용할 예정이어서 국내 중소 DTV업체나 셋톱박스업체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ATSC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제니스는 최근 디지털TV 제조에 필요한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업체와 공동으로 특허 풀(pool)을 구성, 공동 라이센싱을 시작했다. 특허 풀에 참여하는 업체는 제니스 외에 삼성전자·LG전자·미쓰비시·마쓰시타·사이언티픽 애틀랜타·코닌클예크 필립스의 총 7개사로 특허 라이센싱 전문업체 MPEG LA가 이들의 권리를 위임받아 라이선스 계약을 할 예정이다.

 특허 풀이 구성되면 특허권자는 특허 공유를 위한 개별 협상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데다 특허소송이나 특허료 징수에 공동 대응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회사인 제니스가 그동안 개별 협상으로 ATSC 특허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풀 방식으로 바꾸기로 해 시장활성화 차원에서 동참하게 됐다”면서 “특허료를 내야 할 제조업체도 단일 창구로 협상할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상호 윈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지털TV 특허와 관련된 분쟁에 휘말릴 소지를 줄이기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계약 조건이 특허료 징수를 1998년부터 소급하기로 돼 있는데다 만기가 2016년이어서 특허를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는 국내외 DTV 생산업체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 DTV업체 관계자는 “대형 특허권자들이 연대를 이용해 개별 협상의 여지를 없애면서 결과적으로는 계약조건이 악화됐다”면서 “가격경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대당 5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면 중소업체의 기반은 더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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