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열린 데이타베이스(DB) 콘퍼런스 현장. DB 전문가들이나 참석하는 세미나에 한 초등학생이 참석해 경청하고 있다. 표정도 제법 진지하다. 젊은 개발자들부터 머리가 희끗한 노장들까지 아이를 사이에 두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곳 참석자 누군가의 ‘아들’이려니라고 생각했지만, 학생의 진지함에 다들 입이 벌어졌다.
“저 아이 누구야!”
한 달에 한번 꼴로 IT 관련 콘퍼런스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초등학생은 바로 정필재(11) 군. 신정초등학교 5학년인 정 군이 이런 콘퍼런스·세미나를 쫓아 다닌 것은 벌써 1년이 넘었다. 시간이 짧은 세미나는 비교적 자주, 하루 종일 진행하는 세미나는 학교에 현장학습 신청서까지 내 참여한단다.
“유치원 때 PC를 처음 갖게 됐는데요, 설명서를 처음에 읽었을 때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PC를 작동하면서 그 설명서를 따라 해보니 이해가 잘 됐어요. 그 때부터 IT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11살 정필재 군의 대답은 한마디 한마디가 질문하는 어른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갖고 싶은 것은 수 천 페이지에 달하는 PC관련 전문서적이라고 하니, 11살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칭찬 받을 만한 일을 했을 때 부모님이 가끔 서적을 사주시긴 하지만 몇 만원씩 하는 전문서적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에게 그림의 떡이다.
정필재 군은 전문 세미나를 참가해 책 대신 IT 관련 지식을 하나하나 배워나간다고 답했다. 정필재 학생이 각종 세미나 개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통로도 놀라움을 자아냈다.
정 군은 MS 개발자들을 위한 사이트인 MSDN에서 보내는 뉴스레터를 통해 세미나 개최 소식을 듣는다. 대답이 이쯤되니 저 학생이 과연 이런 전문적인 내용을 알아나 들을까하는 의구심은 그새 사라지고 없다.
“지난해 윈도비스타 커널에 대한 세미나를 참석해 보고 나니 세미나에 자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문가들한테 제가 몰랐던 것을 질문하면 잘 설명해 주시기도 해서 좋아요.”
MSDN은 물론 개발자 카페 등에서 온라인 활동도 활발하게 하는 정 군은 세미나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많은 지식을 가르쳐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 군은 “(자신을 보고) 다들 신기해 하시긴 하지만 먼저 말을 걸어 잘 가르쳐 주시는 분들은 거의 없다”며 “훌륭한 IT 개발자들이 IT 선생님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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