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택 한라웰스텍 사장(55)의 첫 인상은 의외다. 15년간 대우에서 경영혁신팀장, 기획국장 등을 지낸 뒤 한라자원 임원을 거쳐 9년째 한라콘크리트 사장을 맡고 있다는 프로필에서 풍기는 느낌과는 정반대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대표적 기업에서 그것도 중장비와 콘크리트라는 다소 ‘묵직한’ 사업 영역에 몸담았던 임원답지 않게 소탈한 미소가 자연스럽다.
이 사장은 최근 친근한 그의 분위기와 비로소 어울리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바로 중국의 대표적 가전업체인 ‘하이신’의 ‘하이센스’ 브랜드 제품을 국내에 수입·판매하는 것이다.
“삼성전자·LG전자가 고가의 대형 제품 판매 경쟁에 나서면서 좀 더 저렴하고 실속있는 가전을 원하는 소비자는 소외당하고 있습니다. 하이센스가 추구하는 제품은 이들 실속파 고객을 겨냥한 ‘개전’입니다.”
거실에 두고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가전’과 달리 이 사장이 직접 만들어낸 마케팅 용어 ‘개전’은 독신자·원룸 거주자 등 개개인에게 적합한 소형·보급형 제품을 의미한다.
이 사장은 “최근 출시한 하이센스 42인치 LCD TV 가격은 120만원대인데 한국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소형 냉장고·에어컨·김치냉장고도 이미 판매 중이며 알칼리 이온수기·빌트인 가전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 중”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단순히 중국 완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중소기업과 손잡고 ‘튜닝을 거친 제품’임을 거듭 강조했다.
“LCD TV의 경우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보드를 채택했다”는 이 사장은 “중국 하이신 본사의 100여개 수출망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길을 열어주는 것도 주요 사업 목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디스카운트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하이얼’로 인한 부담감도 없지 않지만 그는 “‘하이신’은 그냥 하이신이 아니라 ‘한라하이신’”이라며 “한라그룹이 지원하는 사업인만큼 품질과 AS만큼은 확실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매출도 소비자 대상 AS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소극적으로 잡았다. 사업 진출 첫 해인 올 매출 목표는 80억원이다. 시장 진출 초기 단계에서 철저히 하이센스 브랜드 전속점 위주로 영업을 전개하는 것도 직접 소비자와 부딪치며 문제점을 신속하게 개선하겠다는 이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대목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05년부터 한라그룹 계열의 웰빙사업 전문기업 ‘한라웰스텍’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웰빙’ ‘헬스’ ‘테크놀러지’를 결합한 한라웰스텍의 사명에 걸맞게 하이센스로 가전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 나갈 것”이라며 “신규사업은 늘 어려움이 많지만 그것이 항상 또 다른 기회를 만든다”며 활짝 웃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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