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가상화의 시대다. 서버와 스토리지를 비롯한 기업용 시스템은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 향상을 기치로 시장을 휩쓸고 있다. 그러나 정작 수요처인 기업 전산 담당자들은 구축 효과에 대해 의아해 한다. 과연 벤더들의 주장처럼 비용 절감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지 검증할 벤치마킹 모델이 아직 부족한 탓이다. 이에 따라 최근 윈도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수행한 한국투자증권을 찾아 그 효과를 들여다봤다.
“노후된 윈도 서버 86대를 8대로 통합하면서 시스템 대수 및 상면 공간 90%를 줄였습니다. 또 연간 유지보수 비용은 1억7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60%를 절감했습니다.”
최근 윈도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총괄한 최원순 한국투자증권 IT서비스운영부장은 이 같이 가상화의 이점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 www.truefriend.com)은 지난 3월 노후된 윈도 서버에 대한 가상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통상적인 신규 서버의 무상 유지보수 기간 3년이 지난 노후 서버들이 대상이 됐다. 또 다양한 이 기종 서버들 간의 부품 교체가 어려운 점도 가상화 고려의 원인이 됐다.
최 부장은 “기존 윈도 서버들의 제품군이 31개에 달해 관리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며 “성능 저하와 평균 5% 선에 머무는 부진한 자원 활용률도 가상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160여대에 달하는 전체 윈도 서버 컨설팅 작업에 착수, 사내 인트라넷과 고객관계관리(CRM)·메신저 및 메일 시스템에 사용되던 86대의 서버에 대한 가상화 기반 통합을 결정했다.
시스템 폼팩터로는 IBM의 4웨이 서버 x3850 8대가 결정됐고, 가상화 솔루션은 VM웨어의 ‘VI3 엔터프라이즈’ 16카피가 도입됐다.
솔루션을 공급한 이루인포의 이지호 이사는 “VI3 엔터프라이즈는 VM웨어 ‘ESX 서버’의 상위 버전”이라며 “파티셔닝 등 기본적인 가상화 기능은 물론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서 시스템을 이전할 수 있는 고가용성(HA) 기능인 V모션 등이 추가된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이후 4개월 여간의 구축 기간을 거쳐 6월 말 통합을 마친 한국투자증권의 평가는 일단 호의적이다.
증권사의 경우 신규 서비스에 대한 시스템 설계와 변경 작업이 빈번한데 가상화를 통해 시스템 운용성이 크게 향상됐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쉽지 않았던 작업이었다. 또 비용절감 효과도 상당하다.
최 부장은 “기간이 짧아 월 단위로 운영비용을 산출해 보지는 않았지만, 최근 마친 연간 유지보수 비용이 작년보다 60%나 절감됐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향후 운영 성과를 토대로 잔여 윈도 서버에 대해서도 가상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 핵심 거래 시스템에 운용 중인 유닉스 서버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통합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양종석기자@전자신문, js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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