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다음달부터 현물시장(유통시장)에 D램 공급을 중단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는 시황이 불안정한 현물시장에 D램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고정거래선인 PC제조업체 등에 OEM 판매만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하이닉스반도체 한 관계자는 “하반기들어 세계 PC시장이 대형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현물시장에서 D램을 조달하는 마이너 PC업체(조립PC업체 등)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혀, 향후 고정거래시장에만 D램을 공급할 계획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지금까지 D램 생산량의 90% 정도를 OEM에 공급하고 나머지 약 10%를 현물시장에 유통시켜 왔다.
세계 현물시장에서는 하이닉스 제품이 10∼20% 비중을 차지해왔기 때문에 이번 공급을 중단으로 현물시장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D램업체들은 생산 물량의 30% 이상을 현물시장에서 소화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현물시장을 버리고 OEM시장에 집중키로 한 것은 10%정도의 판매비중에 불과하지만 고정거래가와 연동이 불가피해 별 이득이 없다는 계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이닉스가 고정거래시장에만 D램을 공급할 경우, 현물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512Mb DDR2 667MHz 제품의 현물가격이 26일 현재 1.25달러로, 지난달 중순 2달러 이하로 떨어진 이후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가격은 D램값이 폭락했던 상반기 최저치 1.45달러(5월22일)보다 못한 것으로, 하반기들어 D램값이 호전될 것이라는 당초의 전망을 무색케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최근 현물시장에서는 유통업체들이 안고 있던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OEM업체에 납품하기 어려운 B급 제품까지 유통되고 있는 등 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어차피 현물시장 공급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한 하이닉스로서는 현물시장에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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