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타치가 적자에 허덕이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을 결국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히타치는 그동안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HDD 사업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27일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히타치가 부진한 HDD 사업을 매각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인수 대상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히타치는 이를 위해 주관사로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선정했으며 이미 몇몇 사모펀드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인수자로는 칼라일·쾰버그 크래비스 로버트·베인 캐피털·실버 레이크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히타치는 이들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아 회생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분 일부만 매각할지 아니면 전체를 매각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매각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됐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히타치는 지난 2003년 1월 미국 IBM으로부터 HDD 사업을 약 2000억엔에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자사의 HDD 부문과 통합해 ‘히타치 글로벌 스토리지 테크놀로지’란 회사를 세운 후 시게이트 테크놀로지·웨스턴 디지털에 이은 3위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HDD 가격 하락, IBM과의 통합 작업 부진 등으로 2003 회계연도부터 연속 적자에 시달렸다. 2007 회계연도에도 2억8500만달러(330억엔)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안팎의 시련에도 후루가 가즈오 사장은 지난 5월에 경영 설명회에서 “HDD 사업을 반드시 흑자로 돌려 놓을 것”이라며 “만일 올해도 적자를 기록하면 사업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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