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내 할인 요금제’의 불똥이 유선시장에도 떨어졌다. 망내 할인 요금이 유선통화 수요를 크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자 유선사업자들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선사업자, SKT 쏠림현상 우려=KT·하나로텔레콤·LG데이콤·온세텔레콤 등 유선사업자들은 “SKT가 자사 가입자 간 통화에 원가 이하의 요금을 적용해 통신시장을 왜곡시킨다”는 내용의 공동 정책건의서를 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망내할인 요금제로 SKT 가입자간 통화시 현재의 절반 수준인 10초당 10원의 요금을 부과하면 접속 원가인 66원보다 싸고 이는 결국 유무선 시장 모두가 SKT로 쏠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유선사업자들은 “망내할인이 후발 이통사업자는 물론 유선사업자도 퇴출시켜 결국 소비자 손실로 귀결되며, 유선사업자의 광대역통합 인프라망의 구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정통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무선 무차별 경쟁 체제로=유선사업자들은 이동전화 사용이 날로 늘어나면서 유선→유선(LL)보다 무선→유선(ML)과 유선→무선(LM)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날로 커졌다. 이 상황에서 망내 할인 도입은 핵폭탄에 가깝다. 가뜩이나 집에서도 이동전화를 쓰는 소비자가 많은데 유선 사용이더욱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후발사업자로 번짐 망내 할인율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망내 무료화를 거론하는 상황이다. 유선 시장만의 경쟁은 사실상 막을 내렸으며, 유선과 무선간 경쟁 구도도 망내 할인으로 인해 무선 우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선사업자들의 공동 건의문 채택은 바로 절박함의 표현인 셈이다.
SK텔레콤 측은 “지금까지 우리가 요금을 내려도 후발 사업자들이 크게 뒤따르지 않는 단발적 요금인하였다면 타 사업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망내할인이야말로 진정한 요금 인하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다른 회사의 경영을 걱정해 상품을 출시하지 않는 건 과거의 발상”이라고 밝혔다.
◇망 개방, 접속료 논쟁 예고=유선사업자들은 건의문에서 “유무선 균형 발전을 위해 이동통신 지배적 사업자의 주파수를 개방하는 경쟁활성화 조치를 우선 시행하고 원가와 괴리된 이동요금 왜곡 구조도 다수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통신망 개방과 내년 접속료 재조정시 공동으로 압박을 가하겠다는 뜻이다.
망 개방은 SK텔레콤이 홀로 다른 후발 이통사업자와 유선사업자와 대립하는 구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접속료의 경우 후발 이통사업자와 유선사업자간 이해관계가 달라 복잡한 논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망내 할인이 이동통신과 유선 요금 구조는 물론 그간 산발적이었던 각종 통신 현안을 한 데 끌어모아 폭발시키는 불쏘시개로 작용하고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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