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업계의 요즘 화두는 단연 ‘턴어라운드’다. 판매부진과 판가하락으로 지난 1년간 지속된 불황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승부수는 LCD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 라인업 강화와 강력한 원가절감에 맞춰져 있다. 때 마침 계절적 성수기 돌입으로 재고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시황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DP업계가 주력으로 삼은 50인치 이상 프리미엄 패널의 시장 확대와 LCD를 압도하는 원가절감 달성이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실적 회복 ‘청신호’=3분기부터 시작된 TV패널 특수는 PDP업계 턴어라운드의 최대 모맨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재고량은 줄고, 급락하던 판가도 안정세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LG전자와 삼성SDI는 최근 주문이 늘자 상반기 50% 안팎에 불과하던 공장 가동률을 90% 이상 풀 가동하고 있다. 완제품 업체들의 수요가 끊이지 않아 추석 연휴에도 공장을 쉬지않고 가동할 태세다. 상반기 55만 여대의 대규모 재고로 몸살을 앓아온 일본 마쓰시타 역시 재고량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정상을 되찾는 모습이다.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 조짐마저 보이면서 판가 하락세도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조사에 따르면 매달 30달러 가량 폭락하던 42인치 PDP 평균 판가(ASP)의 경우 지난 7월 340달러의 가격을 이달까지 2개월 남짓 유지하고 있다. 50인치도 지난 달부터 545달러에서 판가하락이 멈춰선 상태다.
◇제품 차별화·원가절감 ‘승부수’=PDP업계의 자구노력도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LCD에 맞서 개발해온 전략제품과 원가절감 모델이 본격 출시되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LG전자는 우선 LCD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늦은 풀HD PDP 신제품을 50인치대에서 60인치대까지 모두 출시해 일전을 벼르고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밝기와 소비전력 문제를 해결한 신모델도 앞다퉈 출시한 상태다.
프리미엄과 틈새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양동작전도 급류를 타고 있다. LG전자가 LCD의 아성인 32인치 시장을 겨냥해 가격이 10만원 가량 저렴한 32인치 PDP TV를 다음달 국내 출시키로 했고, 삼성SDI는 지난달 50인치 전용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50인치대 판매비중을 20%대에서 40%대로 대폭 상향키로 했다.
판가하락에 맞춘 원가절감 활동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SDI는 업계 최초로 구동칩을 절반을 줄이는 싱글스캔 기술을 50인치 풀HD PDP에 도입, 46인치 LCD보다 저렴한 원가경쟁력을 갖췄다. LG전자도 기존 기판 유리 두께를 절반으로 줄인 신모델을 내년 초부터 내놓고 제조원가를 최대 20%이상 절감할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다시 계절적 비수기에 돌입하는 업황의 특성상 ‘반짝 회복’ 뒤 다시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안현승 지사장은 “상반기 비수기에는 절대 판매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42인치보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50인치 이상 제품의 판매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비수기 돌입으로 다시 급락할 판가에 대비해 원가절감 모델뿐만 아니라 제조비를 크게 낮출 수 있는 혁신적인 신공법도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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