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1)]u미디어시대를 선도한다-김영택 KT 러시아 자회사 `엔떼까`사장

 지난 7월 2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해변가. 바다를 바라보는 한 카페 연회장에선 성대한 야외 파티가 열렸다.

 KT의 자회사로 연해주 지역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엔떼까(NTC)의 가입자 100만 돌파를 자축하는 자리였다. NTC의 성공은 국내 통신사업자의 해외 통신시장 진출에 한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내 유선통신사업자인 KT가 생소한 분야인 이동통신분야에서 현지의 대형 전국 사업자들과 경쟁을 통해 일궈낸 성과여서 큰 의미를 갖는다. NTC의 성공에는 김영택 사장과 5명의 KT파견직원, 400명의 현지 직원이 땀과 눈물이 배여있다.

 김영택 사장(49)은 “영하 30도의 혹한 속을 뚫고 10시간을 달리고, 철탑에 올라가는 등 국내와는 다른 환경속에서 시행착오 끝에 이뤄낸 성과라 감개무량하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회고한다.

 NTC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이동통신, 전화, 인터넷 사업을 하는 종합 통신사업자로 KT가 1997년에 지분 약 80%를 인수했다. KT는 인수 당시 적자에 시달리던 NTC를 인수 3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고, 유선사업 위주의 사업구조를 이동통신사업으로 전환하며 2001년에는 연해주 지역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서는 등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한 때 위기도 있었다. 러시아 전국 1위 사업자인 MTS와 3위 사업자인 Megafon이 연해주 지역에 진출하면서 한때 시장점유율이 38%까지 떨어졌다.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김사장은 NTC의 위기론이 높아지던 2005년 11월 NTC의 사장으로 왔다. 그는 과감한 조직개편과 통화품질 향상, 또 러시아 최초로 통화연결음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통해 경쟁업체를 앞설 수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와 불우이웃돕기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책임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지속적인 성장의 중요한 초석이 됐다. NTC는 올 6월말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43%로 1위를 지키며 명실상부한 연해주 지역 최고의 이동통신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제 지역통신사업자의 한계를 벗어나겠다는 포부를 다진다. 블라디보스톡 이통시장 성공을 발판삼아 서비스지역확장과 IPTV서비스 등 신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이 해외에서 제품이 아닌 서비스로, 그것도 경쟁이 극심한 이동통신분야에서 1위를 유지하는 김사장의 뚝심이 국내 IT기업에 희망을 던져준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