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P업계 출혈 경쟁에 몸살..외산업체 가격공세에 국산업체도 덩달아 경쟁

 1만5000원대를 형성했던 일회용비밀번호솔루션(OTP)이 원가 이하인 5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업계가 출혈 경쟁에 몸살을 앓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되는 OTP시장을 놓고 관련업체들이 초기 레퍼런스 확보를 위해 과당 출혈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프로젝트를 수주할수록 적자가 되는 구조로 변질하고 있다.

 금융보안연구원이 이달 말 OTP통합인증센터 구축을 마치면 55개 금융권이 OTP서비스에 들어가는데 미래테크놀로지·인터넷시큐리티·OTP멀티솔루션·인네트·시큐리티컴퓨팅·RSA시큐리티 등 국내외 10개 기업이 이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만5000원선이었던 OTP 단말기 가격이 점점 낮아져 5000원선으로 떨어졌다. 일본에서 OTP단말기가 5만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는 10분의 1수준에 기업들이 솔루션을 공급하는 상황이다.

 OTP솔루션 가격이 대폭 하락한 것은 대부분의 금융권이 최저가 입찰을 하는데다 초기 레퍼런스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내리기가 과열됐기 때문이다.

 OTP멀티솔루션·인네트 등 다국적 기업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OTP통합인증센터가 성공할 경우 다른 나라로의 파급효과를 기대해 국내 시장에 특별가로 제품을 공급하는 등 이례적인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질세라 미래테크놀로지·인터넷시큐리티 등 국산 기업도 가격 수준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외 기업들은 초창기 제값을 못 받더라도 시장 초기에 대형 금융사를 잡아야 향후 추가 물량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활을 걸고 있다.

 한 OTP업체 사장은 “OTP통합인증센터에 들어가기 위해 1억5000만원의 분담금을 내고 직원을 상주시킨데다 금융권에 OTP솔루션을 공급하면서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업체간 과당 경쟁으로 OTP 단가가 계속 내려간다면 사업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OTP를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의 사장은 “한국 금융권이 OTP통합인증센터를 구축하면서 이 시장에서의 성공에 본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 전세계적 이렇게 낮은 가격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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