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엘리베이터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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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층 빌딩에 들어갈 승강기 공사를 따내라.”

 올들어 초고층 빌딩 건설계획이 부쩍 늘어나면서 승강기업계의 물밑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높이 50층 이상의 고층빌딩을 지을 때 승강기 공사비용은 건당 2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주 발표된 서울 용산의 150층 랜드마크 빌딩(높이 620m)은 줄잡아 600억∼700억원의 승강기 공사비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년에 한 건만 터져도 회사매출에 큰 도움을 주는 대형프로젝트를 잡기 위해 승강기업체들은 초고층 빌딩의 설계단계부터 기술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승강기 업계의 수주전략=오티스엘리베이터(대표 브래들리 벅월터)는 지난달 1일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의 65층 ‘아시아트레이드타워’ 승강기공사를 수주하면서 기선을 잡았다. 또한 승강기 두 대가 위아래로 붙어서 움직이는 초고속 승강기종(모델명: 더블데크)을 국내최초로 제안할 예정이다. 더블데크는 일반 승강기보다 운송능력이 두배로 높아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높이 800m)에도 채택됐다. 이인영 오티스 이사는 “앞으로 60층 이상 초고층 빌딩공사에는 더블데크를 내세워 시장수요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대표 니지마 게이타로)는 분당 1080m를 이동하는 세계 최고속 승강기종인 ‘넥스웨이’를 앞세워 시장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건설업체들이 100층 이상 고층빌딩의 설계경험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건물 기획단계에서 승강기 교통량을 계산해주는 등 기술컨설팅을 강화하고 있다. 주영태 미쓰비시 이사는 “고속승강기의 속도, 승차감, 시공경험 등에서 탁월하기 때문에 시장우위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송진철)는 외국계 회사가 독식하는 초고속 승강기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오는 2010년을 목표로 분속 1080m급 승강기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초고속 승강기 프로젝트=내년 상반기 발주가 기대되는 대형프로젝트는 △서울 여의도 옛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들어설 ‘파크원’(330m 72층) △여의도의 서울국제파이낸셜센터(270m 54층 )가 있다. 파크원의 경우 총 4개 고층건물에 180여대의 고속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가 들어서며 관련 공사규모는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국제파이낸셜센터도 이에 못지 않은 승강기 공사물량을 준비하고 있다. 또 현재 거론되는 100층 이상 초고층빌딩만 꼽아도 △서울 용산의 랜드마크 빌딩(높이 620m 150층) △인천타워(높이 610m 151층) △부산 월드 비즈니스 센터(500m 110층) △부산 중앙동 롯데월드 타워(494m 107층) △ 일산 브로멕스킨텍스타워(450m·100층)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3년 도곡동 타워팰리스 완공이 초고층 빌딩 건설붐의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한다. 높은 건물이 자산가치도 더 크다는 인식 때문에 빌딩의 키높이 경쟁이 확산됐고 승강기업계에 연간 1500억원에 달하는 초고속 특수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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