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산학협력 1번지를 가다](7)아이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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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코리아 길창현 이사(오른쪽)와 연구진들이 나노 크리스털 스위칭 파워 시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해보고 있다.

아이디코리아(대표 조자룡 www.idkorea.co.kr)가 전 세계 PC 파워 서플라이(PSU)시장을 선도할 강력한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가 내달 중순 쯤 선보일 나노 크리스털 스위칭 파워는 성능 대비 가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LG 세미콘홀에 자리잡은 아이디코리아 기업부설연구소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제품의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프로토타입의 막바지 성능 및 품질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나노 크리스털 스위칭 파워는 나노 자성 소재와 소프트 스위칭 방식의 설계를 통해 고효율, 고밀도 및 안정적인 정전압 배분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스위칭의 전력 손실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블로킹 캐퍼시티(capacity)가 핵심 기술이다.

 특히 전력 효율이 90% 수준에 근접해 안텍, 시소닉 등 세계적인 하이엔드 파워서플라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전원장치에 견줘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제품이 나오기도 전이지만 해외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기술력으로 세계적인 제품을 개발했다는 자부심이 연구개발 현장 곳곳에서 베어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결실도 KAIST 문건우 교수팀과의 산학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99년 그래픽카드 등 컴퓨터 부품 및 주변기기 회사로 출범한 아이디코리아는 꾸준한 성장세 속에서도 국내 그래픽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성장 모델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 신성장 사업 아이템으로 PSU에 주목했다. PC에 장착되는 CPU, 메인모드, 그래픽카드 등이 고성능화되면서 급격하게 전력 소모량이 높아지고 있지만, 당시 전원장치의 효율성은 7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물량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던 만큼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사업 아이템 선정은 적중했지만, 기술 개발은 녹록지 않았다. 2005년 중소기업청 산학협력 기업 부설연구소 설치 지원 사업 대상 업체로 선정되면서 비로소 길은 열리기 시작했다. 국내 전기·전략 분야 권위자인 문건우 교수가 아이디코리아를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KAIST에 부설 연구소를 설치하면서 앞이 보이지 않았던 고효율 전원장치 개발은 조금씩 진전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난해 6월 블로킹 캐퍼시티(Blocking Capacity)를 도입하면서 나노 크리스털 스위칭 파워라는 세계 수준의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아이디코리아는 오는 9월 중기청 주최로 열리는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 지난 2년여간에 걸쳐 개발한 ‘No-pan 400W급 고효율 파워’등 나노 크리스털 스위칭 파워 3종을 선보인다. 현재 대덕테크노밸리와 경기도 안산에 짓고 있는 생산공장이 완공되는 대로 제품을 양산, 국내 조달 시장에 우선적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럽과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 공략도 본격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인터뷰-아이디코리아 조자룡 사장

 “중기청과 KAIST가 없었다면 이 제품은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조자룡 사장은 “당시 석·박사급 우수 인력과 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두 곳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성과물을 내놓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조 사장은 “기업인들은 제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정형화된 사고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대학은 기업보다 사고 자체가 유연하고 창의적 발상이 많아 새로운 기술의 모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산학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특히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에게 선뜻 마음을 열어 준 문건우 교수가 아니었다면 나노크리스털 스위칭 파워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문 교수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조 사장은 “KAIST에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치한 이후 산학협력 외에도 대학으로부터 학문적인 자문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어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유연한 사고를 위해 공장 완공 이후에도 연구소는 계속 KAIST에 두고 산학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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