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증시…지나친 기대는 금물

 20일 주식시장이 지난 한 주 간의 악몽을 딛고 급등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격적인 재할인율 인하조치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서브프라임 악재를 희석시키면서 상승장이 연출됐다.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던 지난 16일 이후 3거래일만에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부진 만회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던 국내 증시가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반기면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피 상승폭, 역대 최대=20일 코스피지수는 93.20p 오른 1731.27을 기록했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2000년 3월 66.28p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장중에는 선물지수 급등으로 프로그램 매수호가가 5분간 중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극적인 반등은 지난 주말 미 FRB가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대출할 때 요구하는 이자율인 재할인율을 0.5%p 인하함에 따라 뉴욕증시가 반등했기 때문.

 메리츠증권 조성준 연구위원은 “재할인율 인하는 민간은행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실제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그만큼 시중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패닉증시, 진정국면으로=이날 반등으로 지난 한 주 사이 1900선에서 1600선대로 곤두발질친 코스피지수의 급락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신증권은 “국내 증시를 괴롭혔던 미국발 신용경색 후폭풍이 진정되면서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도 “가장 긍정적인 것은 이번 조치로 향후 FRB의 행보가 다음달 정책금리 인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라며 “미국 증시 반등에 힘입어 이번 주는 상승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나친 기대는 금물=하지만 20일 증시 반등의 의미를 ‘급락세 진정’을 넘어 ‘본격적인 상승 신호’로 해석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기존의 상승추세로 복귀했다고 하기엔 위험요인이 아직 많다는 이유에서다.

 메리츠증권 조 위원은 “FRB의 재할인율 인하만으로 시장의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며 “9월 미 연방통화위원회(FOMC) 회의의 금리인하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강현철 연구위원도 “20일 증시 반등은 주식시장의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야지 이를 전 고점을 향한 회복신호로 확대해석해선 안된다”며 “향후 기업실적 개선이나 경기회복 같은 새로운 호재가 나타나야 예전의 상승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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