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삼성, LG 면접 한 번 안 본 사람이 없습니다.”
내로라하는 외국계 마케팅 전문회사 한 임원의 말이다. 삼성·LG가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마케팅 인력 수급에 나서면서 웬만한 외국계 회사 마케터는 한 번쯤 다 러브콜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대상도 다양하다. 화장품, 여성 위생용품, 식음료 등 업종도 각양각색이고 과·차장급부터 임원에 이르기까지 직급도 넓게 포진해 있다. 소비재 마케팅에 관여해 한두 가지 히트 상품만 나왔다면 면접 대상에 오르기는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면접을 본 사람이 모두 삼성과 LG에 입사하지는 않는다. 물론 각 사가 평가해 골라내지만, 상당수는 마케터 스스로가 입사 과정에서 중도 하차한다는 것. “같이 일할 자신이 없다”는 게 이유다.
최근 삼성전자에 입사가 결정됐으나 포기했다는 한 마케터는 “마케팅이 뭔지, 입사 대상자의 경력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채 일단 유명 회사, 성공한 상품의 마케터를 찾더라”고 전했다. 성공한 제품에 관여한 화려한 경력만 있으면 ‘일단 OK’라지만, 정작 영입한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향후 마케팅을 어떻게 전개할지 방향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 이런 회사에 가서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겠다고 판단했다는 얘기였다.
더 큰 문제는 입사 이후다. 입사한 지 채 몇 달도 되지 않아 퇴사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경력으로 채용한 마케팅 인력의 20∼30%가 1년 새 퇴사한다는 게 삼성·LG의 설명. LG전자에서 퇴사한 한 마케터는 “제조업에 기반을 둔 답답한 분위기를 견디기가 어려웠고 업무 과정에서 기존 인력과 많이 부딪혔다”고 말했다. 글로벌 마케팅 인력을 채용해 창조와 혁신의 도구로 삼겠다는 삼성·LG 경영진의 의도가 실제 현장에서는 빛이 바래고 있다.
퍼스널팀·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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