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판업체 이하이스가 SGI코리아 인수했다

 국내 총판업체가 그래픽 솔루션업체인 SGI(구 실리콘그래픽스) 한국지사를 통채로 인수했다. 다국적 컴퓨팅업체의 한국지사가 총판업체에 넘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SGI코리아(대표 빌 트레스트레일)는 한국시장에서 그래픽 솔루션·서버·슈퍼컴퓨터(HPC)·스토리지 등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총판업체인 이하이스(대표 김남욱)에 △한국 내 독점 사업권 △기존 서비스 조직 △기존 모든 서비스 계약 등 사업권 전체를 양도한다고 발표했다. 통합 후 이하이스는 상호를 SGI코리아로 변경할 계획이다.

 김남욱 이하이스 사장은 “사업 통합 후 외자 유치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자본금 규모를 현재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확대하고 조직 규모도 늘릴 것”이라며 “과거 미디어 시장에서의 SGI 명성을 되찾고 이어 HPC·스토리지·서버 등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GI는 글로벌 연 매출 5억달러 규모며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금호그룹·KBS 등에 슈퍼컴퓨터를 납품한 바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뉴스의 눈

 자본금 10억원의 국내 총판업체(이하이스)가 자본금 120억원의 SGI코리아를 인수한 것은 국내 IT업계에 유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결정은 지난 2006년 일본 지사를 NEC 자회사(일본SGI)로 통합하면서 현지화에 성공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SGI와 이하이스는 지난 해부터 일본SGI 성공 사례의 벤치마킹 작업을 공동으로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다국적기업의 국내 진출 과정은 먼저 독점적인 디스트리뷰터를 만들고 이어 시장이 커지면 한국지사를 설립해 채널을 늘리고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반대로 시장이 축소되면 지사를 철수해 판매에 공을 들인 총판업체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이번 SGI는 모든 권한을 토종 한국업체에 위임하고 지역 현실에 맞는 마케팅과 영업을 하게 함으로서 상호 공동 이익을 도모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해석된다. 사업 확대에 골몰하고 있는 SGI로서는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과 일본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앞서 일본에서는 NEC와 사업을 통합, 현지에 맞는 마케팅으로 성공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디어·슈퍼컴퓨터·스토리지 등의 분야에서 이하이스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SGI코리아는 앞으로 SGI 본사가 요구하는 서비스 자격증을 취득한 엔지니어를 다수 확보하고 백라인 서포트를 위해 본사 서비스 그룹과도 연계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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