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안팍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회담 개막이 보름여 밖에 남지 않았으니, 실무자들에겐 아마도 눈코 뜰새 없는 시간의 연속일 것이다.
준비작업은 지난 8일 회담 개최 발표 이후 구성된 준비기획단, 준비태스크포스(TF), 추진위원회와 같은 계층 기구를 거치며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통일부장관이 단장인 준비기획단에서 의제,현안,연설문,일정 등을 검토하면 이를 청와대 안보정책수석이 주재하는 준비TF에서 윤곽을 잡고, 다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식이다. 또 우리측 차관급 실무대표는 이 최종안을 가지고 개성에서 수시로 북측 대표와 만나 의견을 조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아무래도 경협관련 의제발굴과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할 대표단의 구성일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하지만, 회담의 성격이나 성사 배경을 놓고 볼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예상되는 게 현재의 개성공단과는 차원이 다른 경협 프로젝트의 제안 가능성이다. 또 최근 북측이 대규모 IT인프라 구축을 통해 경제 재건과 산업 고도화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는 점에서 IT분야 의제도 포함될 수 있다. 이같은 의제가 선정되면 대표단의 면면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의제 설정이나 대표단 구성은 아무래도 청와대나 통일부가 중심이 돼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재정경제부 조차도 각 기구가 필요할 때 여는 확대회의 정도에만 참석하는 것으로 돼 있을 정도다. 산자부와 정통부 같은 산업 진흥 부처 역시 아직까지 어떤 의제가 잡힐지 가름해볼 수 없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번 주부터는 개성에서 남북간 실무회의가 차근차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회담 의제들도 하나씩 윤곽을 드러내 궁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현진 정책팀장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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