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하 컴법) 개정이 임박한 가운데, 소프트웨어(SW) 불법 복제 범죄가 친고죄인지 비친고죄인지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대책의 일환으로 이르면 이번주 안에 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SW를 불법 복제한 경우 ‘영리목적 또는 180일 이내의 100만원 이상의 침해’에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재판과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비친고죄 규정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한미 FTA에 따라 반드시 불법 SW 사용 범죄를 비친고죄로 규정해야만 하는지의 논란과 함께 비친고죄 규정이 저작권 보호를 강화할 수 있을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재론의 여지 있나=이번 컴법 개정은 한미 FTA에 따라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저작권법을 참고, 불법 SW 사용 범죄를 비친고죄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친고죄를 적용하지 않아도 FTA를 따르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SW를 불법으로 복사해서 판매·유통하거나 영화 등의 콘텐츠를 복제해 인터넷에 배포하는 등에 대해서는 비친고죄를 적용할 뿐 일반 SW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주장의 근거다.
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은 “미국에서도 모든 SW 불법 복제에 대해 비친고죄를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친고죄, 저작권 강화다 vs 아니다=친고죄의 경우 지방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만 저작권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형사사건은 종결된다. 이 제도를 활용해 그동안 저작권자는 불법행위자와 합의를 통해 손해를 배상받았다. 그러나 비친고죄가 되면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법원의 재판을 받게 되며, 저작권자는 자체적으로 민사 소송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합의와 상관없이 재판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에 저작권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과 저작권자가 손해를 배상받기 힘들어진다는 점 때문에 비친고죄가 저작권을 강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또 저작권사가 SW 불법 복제를 한 자에게 민사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면 이중처벌이 될 수 있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재훈 변호사는 “형사 처벌로 인해 너무 많은 사람을 전과자로 만드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패키지 SW를 개발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는 “형사 처벌이 뒤따를 것을 우려해 불법 복제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그러나 거액의 소송을 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아닌 국내 중소기업이 민사 손해 배상을 청구할 길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방법론 제기=비친고죄로 하더라도 일정 부분만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SW를 불법으로 복제해 판매하는 행위에만 적용하고 일반 기업이나 개인이 SW를 복제해 사용하는 것은 친고죄로 하자는 것이다. 피해 액수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등 과도하게 클 경우에만 한정 적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또 친고죄가 아닌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해 합의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도 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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