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통신장비 업체 8개사가 힘을 합쳐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소식이다. 중소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해외의 대형 수요처를 뚫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소식은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들 8개 중소통신장비업체는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원천기술과 제품 개발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제대로 협력만 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력은 단품 판매에 그쳤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장비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IT수출은 그동안 계속 성장세를 보여왔다. 정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만해도 환율하락과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IT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7.8% 증가한 57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는 올해 들어 월간 실적으로는 처음으로 100억달러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IT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중소통신장비업체의 협력은 IT수출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사실 국내외 통신장비 시장은 시스코·알카텔루슨트·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이 꽉 잡고 있다. 때문에 국내 중소장비업체가 글로벌 기업의 높은 벽을 넘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8개 통신장비업체가 이번에 글로벌 기업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것은 의욕도 의욕이지만 실현성 면에서도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국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장비 품질과 가격은 글로벌 기업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다만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마케팅과 영업력이 취약한데 이는 공동 노력으로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 8개사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략 지역을 신중히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선진국보다는 턴키로 한꺼번에 통신장비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본다. 턴키 방식 입찰은 아무래도 여러 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훨씬 큰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왕 힘을 합치기로 했으니 참여기업을 향후 더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이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감안해 진출 전략이 정밀해야 함은 물론이다.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도 막상 실행단계에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는 게 글로벌 시장이다. 이런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참여업체들이 지금까지 세 차례 실무회의를 갖고 공동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제대로 된 성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사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 각사가 가지고 있는 특장점을 상호 인정해주고 어떻게 시너지를 높일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마케팅과 해외 정보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형편을 잘 인식해 통역 서비스, 현지 정보 제공 등 지원 활동을 펼쳐야 한다. 이번 중소통신장비업체의 협력이 결실을 맺어 소프트웨어 등 다른 분야에도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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