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지난 3일 발생한 정전 사고로 6개 라인의 가동이 21시간 동안 중단된 여파가 팹리스 반도체 업계에도 미치고 있다. 일부 CIS(CMOS 이미지 센서) 업체들은 이번 사고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이용하던 고객사들은 적잖이 우려하는 분위기다.
텔레칩스(대표 서민호)는 자사 반도체 제품 전체를 삼성전자 주문형반도체(ASIC) 생산 라인에서 제조하고 있는 탓에 현재 양산 중인 모델에 약간의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적정 수준의 안전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사에 제품을 인도하는 일정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아로직(대표 황기수)은 “삼성전자 공장에서 자사 반도체 제조 작업이 끝난 후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입을 영향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인 다윈텍(대표 김광식)은 삼성전자에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자사 피해 규모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픽셀플러스(대표 이서규) 백의현 상무는 “이미지 센서는 메모리처럼 부품이 부족하다고 곧바로 다른 부품으로 교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큰 이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하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라인이 장기간 멈췄다면 미국의 마이크론이나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이 큰 반사이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툴 업체인 케이던스코리아(대표 김재홍)의 김경훈 과장은 이번 사건이 EDA 업계로서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의 경우 자체 툴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EDA 업체들의 매출과 큰 상관이 없다”며 “하지만 이번 사고로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예상되던 애플 아이폰용 플래시 메모리 특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EDA 업체들의 매출과 연관성이 높은 시스템 LSI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EDA 업체인 시높시스코리아의 신용석 사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라인이 다시 안정화되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것 때문에 삼성전자의 시스템 LSI 사업에 악영향이 있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삼성전자의 90㎚/65㎚ 시스템 칩의 숫자를 보면 아직 양산되는 것이 많지 않고 S라인의 물량은 현재 월 2000∼3000장 정도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영향은 미미하다. 필요시 물량을 조금 더 늘려서 생산하면 되기 때문에 월 단위로 보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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