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디지털창`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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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지명수배자인 주인공이 당국의 추적을 피해 지하철로 숨어드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지하철 승객 중 일부가 ‘E-페이퍼’ 기술이 적용된 신문을 보고 있는데 두루마리 같은 이 디스플레이는 실시간으로 정보가 갱신된다. 주인공은 디지털신문에 전송된 사진으로 승객들에게 정체가 드러나 다시 도주하게 된다.

 또 영화 ‘스타워즈 4’를 보면 주인공 루크가 홀로그램으로 리아 공주의 3차원 축소 영상을 보고 모험에 나서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동영상은 허공에, 그것도 오늘의 컴퓨터보다 더 정교한 3차원 가상화면으로 보인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도 종이처럼 구겼다가 다시 펼쳐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등장한다.

 이 같은 환상적 디스플레이는 먼 미래에나 실현될 법한 꿈의 디스플레이로 인식됐다. 하지만 첨단 IT의 발전과 디스플레이의 진화 추세를 보면 꿈의 디스플레이가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평판 디스플레이는 진화를 거듭,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발전할 것이다. 나아가 이는 노트북PC·휴대폰·PDA 등으로 다분화된 개인 휴대형 기기를 융·복합화한 ‘개인용(퍼스널) 디지털 보드’와 기존의 광고·정보판을 대체하는 ‘벽면(월) 디스플레이’로도 응용될 전망이다. ‘개인용 디지털 보드’나 ‘벽면 디스플레이’는 최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돼 선보이고 있다.

 최근 한 회사는 두루마리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휴대 단말기를 선보였으며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이메일이나 뉴스·지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음악 파일이나 오디오 북도 들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일본은 도쿄 중심가를 순환하는 ‘야마노테’선 3개 열차 차량에 2개씩의 13.1인치 컬러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광고판을 설치해 올해 시범 운영 후 상용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판이 상용화되면 지하철의 광고판이나 정보용 디스플레이 등은 내용을 일일이 교체할 필요없이 실시간 전송으로 광고나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POP(Point of Purchase) 광고 등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포켓 속에 넣고 휴대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기반 유비쿼터스 시대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지하철에서 E-페이퍼로 인기만화를 보거나 대형화면으로 이동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디스플레이에 내려받아 ‘페이퍼리스 전자회의’ 문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원하는 색상과 무늬로 의상이 변화하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도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기술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과 공정혁신이 필요하다. 먼저 현재 평판 디스플레이에 사용되고 있는 유리기판을 저렴하고 견고하면서 모양의 제약을 없앨 수 있는 기판으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유리기판을 플라스틱이나 필름으로 대체하면 원가 절감은 물론이고 다양한 형상으로 디스플레이 제작이 가능해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저가에 공급할 수 있다. 화소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형성 공정의 혁신도 필요하다. 플라스틱은 팽창과 수축이 쉽고 열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300도 이상 고온 공정은 적합하지 못하다. 따라서 현재의 고온 공정을 100도 이하의 저온공정으로 바꿔 플라스틱 기판에 적합한 공정으로 혁신해야 한다. 박막 트랜지스터(TFT) 소자 자체의 혁신도 요구된다. 실리콘은 비용이 많이 드는 반도체 공정이 필수적이나 TFT 소자를 유기물로 바꾸면 저가의 프린트 공정이 가능해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고 비용 절감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미래의 디스플레이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크기로 사용이 가능하고 인간의 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디지털 창’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가능했던 미래 기술이 빠르게 우리 일상에서 현실화됐듯이 미래의 디스플레이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의 일상에 다가올 것이다.

◆삼성전자 이상완 사장 swlee@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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